'제발 돌아와, 내 머리카락!' 아빠와 머리카락이 벌이는 슬랩스틱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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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머리카락이 자유를 찾아 탈출을 감행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지 말라'는 아빠의 애원에도, 머리카락은 머리에서 몽땅 뛰어내려 욕실을, 집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동물원에 들어간 머리카락은 얼룩말 무늬, 사자의 갈기와 구별하기 어려워 아빠는 머리카락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
아빠가 놓쳐버린 머리카락은 이내 바다에 다다른 뒤 세계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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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르크 뮐레, '제발 돌아와, 내 머리카락!'

아빠의 머리카락이 자유를 찾아 탈출을 감행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지 말라'는 아빠의 애원에도, 머리카락은 머리에서 몽땅 뛰어내려 욕실을, 집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발 없는 머리카락이 가면 얼마나 갈까 싶지만 웬걸? 바람에 몸을 싣고 멀리, 멀리 잘만 간다. 아빠는 머리카락을 포기할 수 없다. 잠자리채를 들고, 머리카락을 좇는 숨 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수프만 봤다 하면 정신을 못 차리"는 머리카락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역시나 레스토랑.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어요'는 만국공통 식당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민원이다. 머리카락은 테이블 위를 떠돌며 호시탐탐 수프에 풍덩 빠질 타이밍을 재고 있다. 주방서 잡히는가 했던 머리카락은 아슬아슬하게 아빠를 따돌리고 빵집, 세탁소, 분수대, 교회, 어린이집, 기차, 백화점까지 마을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닌다.

책에서 길이 1mm 남짓한 짧은 검은 선으로 표현되는 머리카락의 위장술은 대단하다. 잔디 같기도 하고, 때로는 뾰족뾰족 선인장 가시 같다. 동물원에 들어간 머리카락은 얼룩말 무늬, 사자의 갈기와 구별하기 어려워 아빠는 머리카락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 시각적 문해력이 필요한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해 그림책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아빠가 놓쳐버린 머리카락은 이내 바다에 다다른 뒤 세계 여행을 떠난다.
어른들이 그림책을 펼칠 때 으레 기대하는 교훈이나 감동은 없다. 엉뚱한 설정, 슬랩스틱 코미디에 깔깔대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책이다. 만화적인 연출과 역동적인 화면 구성이 빚어내는 유쾌한 광경을 따라가다 보면 이내 마지막 장이다. 과연 아빠는 머리카락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22년 독일 국제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꼽은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작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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