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만 하던 챗GPT, 이제 일도 대신해준다
![챗GPT 에이전트가 사용자 요청에 따라 웹사이트에서 항공편을 검색하고 있다. [사진 오픈AI]](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9/joongangsunday/20250719010104619wlhr.jpg)
오픈AI가 17일(현지시간)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챗GPT 에이전트(Agent)’를 공개했다. AI가 웹사이트를 직접 클릭해 회의를 잡고, 자료를 수집해 보고서까지 작성하는 실행형 AI다. 기존 AI가 사용자 질문에 말과 글로만 답했다면, 챗GPT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손’이 돼 구체적인 업무 지시까지 수행하는 것이다.
이전에도 중국의 마누스(Manus) 등 AI 스타트업이 선보인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시장에 나오긴 했지만, 접근성과 활용성 측면에서 비개발자에게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았다. 반면 가장 대중적인 AI 서비스인 챗GPT에서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하자 업계에선 본격적으로 ‘일을 대신 해주는 AI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챗GPT 에이전트는 플러스·팀·프로 요금제를 구독 중인 사용자들에게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AI가 브라우저를 직접 조작한다는 점이 가장 큰 진전으로 꼽힌다. 챗GPT 에이전트가 진짜 마우스를 잡은 듯 웹페이지를 클릭하고, 스크롤까지 할 수 있다. “브라우저 클릭, 로그인, 스케줄 확인, 코드 실행, 파일 생성(슬라이드·스프레드시트) 같은 복합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오픈AI의 설명이다.
사용자가 ‘에이전트 모드’를 켜고 명령어 한 줄만 입력하면 최대 30분 안에 에이전트가 알아서 일을 처리해준다. 예를 들어 “경쟁사 A와 B의 최근 채용 트렌드 비교 보고서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에이전트는 관련 웹사이트를 자동으로 탐색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하고, 요약 슬라이드까지 제작해 다운로드 가능한 형태로 제공한다.
슬랙,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등 외부 앱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챗GPT 에이전트가 구글 드라이브에서 필요한 문서를 찾고, 지메일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공유하거나 슬랙 채널에 자동으로 보고서를 전송하는 식의 업무 자동화도 가능하다.
오픈AI는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AI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의사결정의 최종 통제권을 사용자에게 남겨뒀다. 이메일 전송이나 예약, 결제 등 ‘되돌릴 수 없는 실질적 행동’에는 반드시 사용자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오픈AI는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나 계정을 다루는 상황에서는 추가 확인 절차를 적용했다”며 “사용자의 통제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한다”고 밝혔다.
구글·메타·앤스로픽 등도 AI 에이전트를 준비 중이다. 구글은 16일 챗봇과 에이전트의 중간 단계인 ‘AI 모드’를 공개했다. 향후 AI 에이전트 경쟁은 얼마나 많은 외부 도구와 연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얼마나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녹이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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