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인사이드아웃] 소비쿠폰, 키오스크 식당선 못 쓸 수도?… ‘기술적 문제’ 뭐길래
소상공인 “사용 가능한 기기인지 모른다” 혼란
T오더·토스플레이스·페이히어 “결제된다” 해명

정부가 전 국민에게 오는 21일부터 15만~55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한다. 그런데 입구에 키오스크만 둔 곳이나 자리에 앉아 주문할 수 있는 ‘테이블 오더’를 이용하는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이 소비쿠폰을 쓸 수 없을 수 있다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을 늘리겠다며 소비쿠폰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13조90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런데 정작 소상공인들이 ‘키오스크를 쓴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기술적 문제’가 있다고 한다. 소비쿠폰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혼란도 일고 있다. 어떤 배경인지 18일 조선비즈가 알아봤다.
◇PG사 이용 매장은 ‘연 매출 30억 이하’인지 구별해 낼 방법 없어
행정안전부는 지난 15일 소비 쿠폰과 관련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키오스크와 테이블 주문(‘테이블 오더’) 시스템은 통상 결제대행사(PG사)가 별도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쿠폰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식당·카페에서는 소비쿠폰을 쓸 수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인건비가 오르자 식당·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최근 몇 년간 키오스크·테이블오더 기기를 많이 설치했다. 이런 기기 결제 방식은 PG사 또는 부가가치통신망(VAN)을 통하는 두 가지가 있다. 소비쿠폰은 이 중 ‘PG 방식’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다.
PG(Payment Gateway)는 수백개 매장의 결제 정보를 중간 대행사에서 모아 한 번에 카드사에 전달하고 정산하는 방식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제대행사에서 보낸 ‘뭉텅이 정보’만을 알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개별 매장이 소비쿠폰을 쓸 수 있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인지, 고객이 거주하는 지역인지 구분할 수 없다.
이와 달리 VAN은 결제 내역이 매장 단위로 카드사에 직접 집계·정산된다. 소비쿠폰을 쓸 수 있는 매장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 “키오스크 쓰는데 소비쿠폰 못 받나” 혼란
소비쿠폰 집행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PG 방식의 키오스크에서도 쿠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관련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협의했다. 그러나 결론은 ‘사용 불가’였다. 한 정부 관계자는 “PG사가 일일이 결제가 이뤄진 매장의 정보를 입력해 넣는 방안을 강구했으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점주가 자신이 쓰는 기기가 PG 방식인지, VAN 방식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소상공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매장은 OO 키오스크를 쓰는데, 소비쿠폰 사용이 안 되는 건가요?”란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일부 점주는 키오스크 업체에 사용 여부에 대해 직접 문의하는 상황이다.
일부 키오스크·테이블오더 운영사들은 “우리 업체는 문제 없습니다”라며 해명하고 나섰다. 티오더, 토스플레이스, 페이히어 관계자는 조선비즈에 “우리는 VAN 방식을 활용하니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별도 카드 단말기 쓰면 돼” 자영업자 “음료 만들다 언제 금액 찍나”
정부는 PG 방식의 키오스크·테이블오더 기기가 설치된 매장은 별도의 카드 단말기로 결제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부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점주 A씨는 “인건비를 줄이려 무인 결제 기기를 쓰는데 음료를 만들다가 하나하나 카드 단말기에 금액을 찍으려면 손이 모자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자영업자 B씨는 “키오스크 외에 카드 단말기가 없어서 부랴부랴 하나 샀다”고 했다.
소비쿠폰 사용자인 국민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직장인 양모(33)씨는 “요즘 키오스크나 테이블오더로 주문하는 가게가 많은데, 어디는 되고 안 되는지 알 길이 없다”며 “혹시나 결제가 안 돼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행안부는 소상공인들의 안내와 홍보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만약 가능한 매장이라면 점주들이 최대한 ‘이곳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걸 알리려 하지 않겠나”라며 “확실히 결제 가능한 기기인지를 업체를 통해 파악해 잘 안내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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