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차관 회담…“핵심광물, AI·공급망 등 3국 협력 강화”

18일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15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열렸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외교부 제공

한·미·일 외교차관이 18일 도쿄에서 3국 협력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3국 외교차관 회담이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제15차 외교차관 협의회를 열고 한반도 문제, 경제·지역·글로벌 협력, 한·미·일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는 북핵과 지역·글로벌 사안 등에 대한 3국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례적으로 여는 회의체로, 지난해 10월 서울 회의 이후 9개월 만에 개최됐다. 박 차관은 이번 회의가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이후 1주일 만에 개최된 점에 주목하고, 특히 올해는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출범 10주년으로서 그간 3국 협력의 모멘텀이 지속 강화되는 가운데 한·미·일 협력의 지평이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기술, 인적교류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거쳐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 3국 차관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하에서 한·미·일 협력을 통한 강력한 북핵 억제력 유지가 긴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굳건한 한·미, 미·일 양자 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박 차관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설명하였으며, 3국 차관은 북한 문제 진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3국은 역내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인태 지역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3국 차관들은 경제안보가 3국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 주목하고, 특히 핵심광물, 공급망, 인공지능(AI) 등 핵심·신흥 기술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세 나라 차관은 북러 밀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비롯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일본 외무성 발표문에 따르면 “3국 차관은, 북한의 최근 동향에 대해서 논의하고, 특히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3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구체적으로는 북러 군사 협력의 진전 및 핵·미사일 계획의 자금줄이 될 가상자산의 절취를 포함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 등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 갈 것을 재확인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 대해 “3국 차관은 힘 또는 위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의 시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세 차관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남중국해·동중국해, 대만해협에 대한 논의 내용은 한국 외교부의 발표 내용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한편 박 차관과 후나코시 사무차관은 별도로 양자회담을 열고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며 실질적인 협력 성과물을 모색하자는 데 공감했다. 박 차관은 한일 정상 간 통화(6월9일)와 한일 정상회담(6월17일)에서 확인한 것과 같이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임을 강조했다. 한일 차관은 또한 북한 문제 및 지역·글로벌 현안 등 여타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한·일, 한·미·일 협력이 역내 공통 과제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며 기회를 만들어가는 협력체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박윤주 차관은 미국의 랜도 부장관과도 따로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열고 한미동맹 강화 방안과 상호 관심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한미 차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 문제 진전을 위해 상호 긴밀히 소통·협력하기로 했다.

박 차관과 랜도 부장관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을 예방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