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리 집 어떡해"..400㎜ 폭우에 근심 가득 '이재민 대피소'
하루 400㎜ 넘는 폭우에 터전 잃어
생필품 넉넉하지만 마음은 '고통'
"폭우 대책 마련해야" 한목소리


"폭우로 집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일단 살아야 해서 부랴부랴 대피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광주 도심에 하루 400㎜를 웃도는 기록적인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재민들은 속절없이 쏟아지는 비를 원망하면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주택 침수를 비롯해 호우 피해에 대한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용봉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는 대한적십자사가 비치한 노란색 텐트가 10여개 설치돼 있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곳 대피소에는 전날 신안동과 중흥동에 거주하는 주민 15세대 17명이 대피했다.
이날 오전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대다수의 이재민들은 자신의 집 피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외출을 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근심 가득한 얼굴로 대피소에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신안동 주민 60대 박모씨는 "또 이재민 생활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끔찍하다"며 "집이 완전히 물에 잠겨 쓸 수 있는 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중흥동 주민 70대 김모씨도 "아침 일찍 집에 갔다 왔는데 멀쩡한 게 하나도 없어 다시 왔다. 주말까지 비가 더 내린다고 하는데 걱정이다"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신속하게 복구될 수 있도록 신경 써주고 나중에도 폭우 발생 시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날 찾은 광주 동구 소태동 동구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는 전날 소태동과 지산 12동, 학운동에 사는 주민 27세대 33명이 대피했으며, 대한적십자사가 설치한 텐트들이 빼곡하게 설치돼 있었다.
칫솔과 비누, 수건, 양말을 비롯한 생필품이 대피소에 넉넉하게 마련돼 있긴 했지만 갑작스러운 피난 생활은 수재민들에게는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
숙실마을에서 피난 온 김선례(79여)씨는 "비로 인해 전기가 싹 다 나가버렸다. 냉장고에 보관 중인 음식들이 상할까봐 걱정"이라며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집이 무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한편, 광주지역에는 지난 17일 오전 12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총 433.3㎜의 비가 내렸다. 지역별로는 북구 운암동 426.4㎜, 서구 풍암동 425.5㎜, 동구 서석동 407.5㎜, 광주 남구 388㎜, 광주 광산구 319㎜로 집계됐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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