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골목에서 시작된 반찬가게, 서울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다 [똑똑한 장사]
[똑똑한 장사-49] 서울 은평구의 외진 골목에서 출발한 5평짜리 작은 반찬가게가 있었다. 이곳은 인근에 대형 아파트 단지나 학군, 시장 등 소위 상권을 형성하는 요소들이 부족했다. 유동인구도 거의 없어, 상권 분석에만 집중하는 창업자라면 선택조차 하지 않았을 입지다. 하지만 바로 그곳에서 문을 연 반찬가게가 불과 3년 만에 연 7만 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서울에서 가장 사랑받는 반찬가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순수식탁의 초기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오프라인 입지의 약점을 커뮤니티 기반 온라인 마케팅으로 극복했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입지적 한계로 인해 매출 부진을 겪었지만 반전을 만든 것은 지역 맘카페였다. 김소연 대표는 지역 커뮤니티에 반찬 메뉴와 식재료 정보를 상세히 공유하며 ‘엄마 고객’들과 신뢰를 쌓았다. 이는 경영학에서 말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마케팅 자산으로 전환한 사례다.
특히 식재료 하나하나의 원산지, 반찬의 염도 조절 이유, 조리법까지 설명하는 콘텐츠는 정보 중심의 브랜디드 콘텐츠로 기능했고 후기와 추천을 통해 자발적인 바이럴 효과를 창출했다.
고객 커뮤니케이션은 SNS 광고나 포털 키워드 광고보다 훨씬 인간적이고 직접적이었다. 이처럼 로컬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저비용 고효율의 마케팅 전략은 ‘관계 중심 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의 교과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 역시 맘카페 후기가 누적되고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상승한 직후였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고정형 수익 모델(Fixed Revenue Model)’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소상공인이 하루 단위 매출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순수식탁은 주기적 반복 소비를 유도하여 ‘고객 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를 극대화했다. 주 1회 배송되는 4종의 반찬 구성은 두 자녀 가정을 기준으로 2~3끼 식사를 커버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간편하게 건강한 식사’를 원하는 고객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순수식탁은 반찬의 영양 균형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일 진열되는 반찬의 수는 약 100가지에 이르며 이 중 15가지는 매일 바뀐다. 이는 고객이 자주 방문해도 식상함을 느끼지 않게 하고 정기배송 고객들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어린이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조화롭게 배합한 메뉴 구성은 김소연 대표의 전문성이 반영된 결과다. 그녀는 자신의 레시피를 담은 ‘순수한 레시피’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병국 대표는 경영학 전공자로서 실무 경험을 접목해 조직화와 사업 전략을 고도화했으며 순수식탁은 ‘가내수공업형 자영업’에서 ‘브랜드 기반 소기업’으로 전환됐다.

계절 전략도 돋보인다. 추석, 설날, 정월대보름 등 명절 시즌에는 상차림 세트를 예약 판매하고 재고를 최소화하여 생산 효율성과 고객 만족을 동시에 추구했다. 고객에게는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장 입장에서는 철저한 ‘타임 마케팅(Seasonal Calendar Strategy)’으로 매출을 극대화했다. 또한 유치원, 소규모 기관의 단체 주문, 생일 파티 상차림 등 이벤트형 주문도 늘고 있다. 이는 고객이 품질을 체험한 뒤 단체 주문으로 이어지는 B2B2C 구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순수식탁은 외진 골목의 작은 가게에서 출발했지만 고객의 삶을 바꾸는 ‘작은 혁신’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은 우연이 아닌 전략적 선택과 실행의 결과다. 고객 중심의 포지셔닝, 반복 소비 기반의 구독 모델, 디지털 마케팅 도입, 내부 역량 강화, 제품 다양화, 외부 자원의 활용, 무엇보다 우수한 품질 등은 모두 자영업의 혁신적 전환 모델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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