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광주 최대 80㎜ 예보에 정작 400㎜ ‘물 폭탄’
오후 비로 조정...100~200㎜ 하향 조정 "극한기후 예측난"

광주에 17일 하루동안 4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지만, 기상청은 전날 '호우주의보' 수준인 20~80㎜의 강수량을 예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광주지방기상청은 전날 오후 5시 발표한 단기예보에서 광주·전남지역 하루 강수량을 20~80㎜로 예보했다. 20~80㎜의 강수는 일반적으로 호우주의보 수준에 해당하는 중강도 수준의 비를 의미한다.
그러나 17일 오전부터 광주에 쏟아진 폭우는 예보를 훌쩍 뛰어넘었다. 운암 관측소 기준 누적 강수량은 오전 10시 16.5㎜에서 불과 한 시간 만인 오전 11시 76.5㎜로 급증했다. 이후 오후 12시 107.5㎜, 오후 4시 242.7㎜, 오후 11시 414.9㎜까지 치솟았다. 지난 1989년 기록된 광주의 하루 최고 강수량(335.6㎜)도 갈아치운 수치다. 당초 예보보다 4배 이상 많은 비가 쏟아진 것이다.
기상청의 역대급 오보에 시민들은 극한호우를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광주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차량 수십 대가 침수됐고, 퇴근길 도로는 마비됐다. 주택가에선 하수가 역류했고, 주민 2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반면, 다음날인 18일 기상청은 최대 400㎜의 폭우를 예보했지만 정작 오전 내내 빗방울 하나 떨어지지 않았다. 당초 오전부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기상청은 예보를 번복해 비 시작 시점을 오후로 미뤘고, 예상 강수량도 100~200㎜로 하향 조정했다.
기상청은 현대과학으로 극한기후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관은 "이번 집중호우처럼 국지성 기상은 어느 지역에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 현대 과학으로는 예측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극한기후가 심화되면서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상청에서 예보하는 최신 정보를 반드시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