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침수 피해 당진·서산 힘겨운 복구 시작…비 소식에 불안

이주형 2025. 7. 1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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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솥이며 그릇이며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네. 다 못쓰게 됐어."

18일 오전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어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이순(70)씨는 진흙 범벅이 된 식기류를 세척하다 나직이 혼잣말하며 탄식했다.

당진어시장 상인들은 충남지역 집중호우가 소강상태를 보인 이날 오전부터 쑥대밭이 된 생업 터전을 찾아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나섰다.

당진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 남아 있는 이재민 32명은 복구작업에 나서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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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속에서도 상인들 복구 첫 삽…"헹궈도 계속 나오는 흙탕물"
침수 피해 이재민 32명 귀가 못해…"다시 폭우 쏟아진다는데 걱정"
치워도 끝이 없는 폐기물 (당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8일 오전 집중호우로 침수된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전통시장에서 못 쓰게 된 집기류 등 폐기물이 가득한 가운데,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2025.7.18 coolee@yna.co.kr

(당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밥솥이며 그릇이며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네. 다 못쓰게 됐어."

18일 오전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어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이순(70)씨는 진흙 범벅이 된 식기류를 세척하다 나직이 혼잣말하며 탄식했다.

전날부터 온종일 진흙을 퍼내기 바빴다는 그는 "중고로 사려고 해도 다 돈이 드는 데 최대한 쓸 수 있는 물건부터 가려내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어시장 상인들은 충남지역 집중호우가 소강상태를 보인 이날 오전부터 쑥대밭이 된 생업 터전을 찾아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나섰다.

허리춤까지 차올랐던 빗물은 빠졌지만 가게 벽지 등 곳곳에 남은 진흙은 바가지로 물을 아무리 뿌려대도 좀처럼 씻겨나가지 않았다.

한 상인은 "펌프가 안 돼 물을 길어와서 밀봉 양념장을 세척하는데 아무리 헹궈도 흙탕물이 계속 나온다"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침수피해 복구작업 한창 (당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8일 오전 집중호우로 침수된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전통시장에서 못 쓰게 된 집기류 등 쓰레기가 가득한 가운데,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2025.7.18 coolee@yna.co.kr

어시장 바깥에서는 침수돼 상해버린 어패류 악취가 코를 찔렀다.

곳곳에는 스티로폼 박스에 깨진 화분, 찌그러진 휴대용 가스버너까지 온갖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청소차가 굉음을 내며 수거해가기 바빴다.

빗물이 빠진 당진전통시장 사정도 상태가 처참하기는 어시장과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10년간 가게를 운영했다는 김선례(77) 씨는 "선풍기라도 틀어놓고 싶은데 물에 젖어서인지 작동조차 안 된다"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연신 훔쳤다.

건강원과 약국, 칼국수 가게와 옷 가게도 침수 복구작업으로 정신이 없는 분위기였다. 문은 열어놨지만 영업은 언감생심이다.

건강원을 운영하는 인모(77) 씨는 "탕약 제조기와 약재가 모두 젖어버려 당분간은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시장에는 당진시청 공무원, 봉사단체, 인근 군부대 장병 등 수백명이 모여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피해가 막심한 서산시에서도 시청 직원, 군 장병, 자원봉사센터 인력 등 162명이 부석면·음암면 등지의 침수 주택을 찾아가 청소를 도왔다.

2년 연속 수해 현장을 찾은 119 의용소방대 대원 원재옥(59) 씨는 "이웃 주민분들의 고통이 너무 큰데 비가 또 내린다고 하니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복구작업 한창인 당진전통시장 상인들 (당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8일 오전 집중호우로 침수된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5.7.18 coolee@yna.co.kr

당진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 남아 있는 이재민 32명은 복구작업에 나서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탄 노인부터 침수 피해로 등교조차 하지 못한 중·고교생들도 집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안방까지 차오른 빗물에 몸만 빠져나왔다는 한 주민(59·읍내동)은 "싱크대 위에 올라가거나 쇠창살을 잡고 버티다 구조된 할머니·할아버지들도 있다"며 "이분들은 거동이 불편한 탓에 비가 또 내린다는 소식이 있어도 집에 돌아가 집안사정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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