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판사가…무죄 받은 피고인 갑자기 구속시키더니 자백 유도 논란

서보미 기자 2025. 7. 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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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리하게 법정구속했다고 비판받는 제주의 판사가 다른 사건에서 피고인을 법정구속한 뒤 자백을 유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3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ㄱ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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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로 오토바이 들이받아 사망 사고
“좌회전 때 오토바이 못 봤다” 주장에 1심 무죄
2심 도중 갑자기 구속…받아낸 자백으로 ‘유죄’
대법 “허위자백 유혹 느낄 수도…신빙성 각별 유의”
2심 재판장, 다른 사건서도 무리한 구속으로 고발돼
게티이미지뱅크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리하게 법정구속했다고 비판받는 제주의 판사가 다른 사건에서 피고인을 법정구속한 뒤 자백을 유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3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ㄱ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20년 10월11일 오후 3시45분께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농로에서 트랙터를 운전하던 ㄱ씨는 왕복 2차선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좌회전을 하다가, 왼쪽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피해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오토바이를 못 봤다”는 ㄱ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2023년 4월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ㄱ씨가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구속된 상태에서 ㄱ씨는 “피고인은 교차로의 진입이 우선권이 없다는 재판장의 지적을 듣고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음을 모두 인정하게 됐다”는 취지로 재판부에 의견서를 내고 피해자 유족과도 합의했다. 그 뒤 재판부는 교통정리가 없는 교차로에서 양보운전 방법을 위반한 ㄱ씨의 과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갑자기 구속돼 충격을 받은 ㄱ씨가 허위자백을 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구속된 사람은 허위자백을 하고라도 자유를 얻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는 경우가 있으므로, 부인하던 피고인이 법원의 구속 이후 갑자기 자백한 사건에서 진술의 신빙성이나 증명력을 평가할 때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원심은 (구속 직후) 진술을 주된 증거로 삼아 변경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에는 자백의 신빙성이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의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을 두고 고부건 변호사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2심에서 (혐의를) 부인한다고 구속한 자체가 상식에 반한다”며 “재판장이 구속을 통해 허위자백을 유도한 점을 대법원이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재판을 했던 재판부는 제주지법 제1형사부로, 재판장은 오창훈 부장판사다. 1심 법원의 단독 판사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을 심리하는 오 부장판사는 현재 다른 재판에서 피고인을 무리하게 법정구속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상태다.

지난 3월 오 부장판사는 1심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은 현진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대정지회장과 현은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주지부장에게 징역1년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현 지회장과 현 지부장은 윤석열 정부의 첫 간첩단 혐의 사건으로 알려진 ‘제주 ㅎㄱㅎ’ 사건의 수사를 규탄하는 집회에서 경찰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뒤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법정구속 직전 “이 시간부터 방청인, 피고인, 변호인은 어떤 소리도 내지 마라, 한숨도 쉬지 마라, 어기면 바로 구속시키겠다”는 취지로 협박하고, 피고인의 최후진술 후 재판부 합의 절차 없이 곧바로 선고했다며 오 부장판사를 공수처에 고발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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