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무역 당국자 "한국, 관세율 많이 내려도 15~18%"

권경성 2025. 7. 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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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 한국이 아무리 애써도 15% 아래로 평균 관세율을 떨어뜨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한국과 협상을 해 본 전직 미국 무역 당국자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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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USTR 대표보 비먼 “일본·EU와 같은 처지”
“트럼프 목표는 100년 전 보호 관세로 복귀”
전 한미 FTA 미 수석대표 “무기한 관세 세계”
마이클 비먼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17일 워싱턴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가 공개한 대담 팟캐스트에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KEI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 한국이 아무리 애써도 15% 아래로 평균 관세율을 떨어뜨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한국과 협상을 해 본 전직 미국 무역 당국자의 얘기다.


트럼프발 고관세는 뉴노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를 지낸 마이클 비먼은 워싱턴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가 17일(현지시간) 팟캐스트로 공개한 스콧 스나이더 KEI 소장과의 대담에서 “아마 한국에 적용될 평균 관세율은 15~18% 선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백악관이 성공으로 여길 만한 합의”라고 말했다.

비먼이 한국과 비슷한 처지(same bucket)로 보는 미국의 무역 협상 상대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이다. 그는 “그들 역시 10%와 20% 사이의 어딘가가 평균 관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한국·일본에 25%, EU에 30%를 각각 상호관세율로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품목별 관세를 내리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라고 비먼은 보고 있다. 그는 품목 관세 예외를 최소화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방침이라며 한국이 협상 목표를 이루려면 “항복해야 할 게 아주 많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경우 대미 수출을 자제하는 자율수출규제(VER)를 하겠다고 약속하거나,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한국으로 수출할 경우 그만큼을 관세에서 깎아 달라고 설득하는 것 등이 한국이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협상안이라고 그는 제언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제 당분간 트럼프발 고(高)관세를 ‘뉴노멀’(새 표준)로 간주해야 한다는 게 비먼의 조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과 세계 간의 교역 조건 재설정”이라며 그 조건은 “상당히 더 높은 관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100년 전 보호 관세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을 대하는 방식은 제로섬(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을 손해를 보는 상태)”이라며 “기본적으로 세계는 주고 미국은 받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철저 실무 준비 뒤 정상회담”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이 16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CSIS 홈페이지 영상 화면 캡처

비관적인 전망은 비먼만 내놓는 게 아니다. 2006,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웬디 커틀러도 14일 KEI 주최 세미나에서 “8월 1일 전에 무역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후속 협상이 있을 것이고 그것도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관세 위협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품목 관세 발표, 무역 외 사안 해결을 위한 관세 활용 등을 가능한 추가 관세 위협으로 거론하며 “우리는 무기한 관세의 세계에서 살아가게 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커틀러는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전날 연 화상 좌담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까지 2주 남짓밖에 시간이 없는 만큼 한국이 아직 부처 간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미국에 제안하려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내부 조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무역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한미 정상 간 대화가 중요하지만,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려면 실무 단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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