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엔 언제 갈 수 있나” 하루아침에 이재민 된 광명 아파트 주민들

목은수 2025. 7. 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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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찾은 광명시 소하동의 아파트 건물 외벽은 전날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로 옥상까지 검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 2025.7.18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연기가 막 들어오는데 정신이 없어서 기억도 잘 안나요.”

18일 오전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만난 70대 주민 A씨는 전날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연기가 계속 올라와서 창문을 닫고, 물에 적신 수건으로 입을 막은 채 화장실에 대피해 있었다”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나갔다가 구조됐는데, 아직도 심장이 떨린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9시 10분께 발생한 화재는 아파트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시작돼 주민 3명이 숨지는 참변으로 이어졌다. 다음 날 찾아간 현장에는 화재의 흔적이 여전히 짙게 남아있다. 10층 건물 옥상까지 검게 그을려 있었고, 외벽에 설치된 베란다 창문은 대부분 깨져있었다.

불이 시작된 주차장에는 천장에서 내려앉은 전선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완전히 탄 차량 사이를 오가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감식을 벌였다.

지난 17일 난 불로 주민 3명이 숨진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5.7.18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현장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맞은편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B씨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은 우산을 쓴 채 침통한 표정으로 불탄 건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B씨는 “어제 불빛이 보여 나가봤더니, 불길이 건물 위로 무섭게 치솟고 있었다”며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나와 서로 끌어안고 울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마음이 아팠다”며 안타까워했다.

신속한 대피가 어려운 고령의 주민들이 많이 거주함에도 별도의 관리 인력이 없어 인명 피해가 커진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 C씨는 “이 아파트는 2014년에 재건축된 곳으로 거주민 절반 정도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1980년대에 지어진 노후아파트여서 소유주 중엔 고령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르신이 많은 만큼 화재 초기의 대피 안내가 빠르고 정확했어야 하는데, 이 아파트는 경비원이 따로 없는 소규모 아파트라 제대로 안내가 이뤄졌을지 걱정된다”며 “세입자 중에는 직접 집을 소개해준 이들도 있어서 아침부터 연락을 돌리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데 걱정스럽다”며 덧붙였다.

18일 오전 광명시 시민체육회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대한적십자사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아파트 화재로 집이 소실된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물품을 옮기고 있다. 2025.7.18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광명시가 마련한 임시대피소인 시민체육관에는 수십 개의 간이 텐트가 설치돼 있었고, 대한적십자자 자원봉사자들은 경기도 등에서 지원받은 구호물품을 정리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50대 D씨는 “옆집 주민이 ‘불이 났다’고 소리쳐서 알게 됐다”며 “문을 열고 나가보니 계단에 연기가 자욱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119에 물어보고, 연기가 덜 들어오는 완광기 쪽에서 대기하다 구조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아침에 이재민이 됐는데, 집이 어떤 상태인지 전혀 몰라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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