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을 맞이하며 : 제주를 평화의 도구로 써야 한다

신강협 2025. 7. 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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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왓칼럼] 평화 번영을 지속적으로 표명하는 헌법 정신의 구현

제주를 평화의 도구로 써야 한다

지난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75주년 기념일에 이재명 대통령은 '군사력에만 의존해 국가를 지키는 시대는 지났다. 평화가 곧 경제이자, 국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시대... 경제가 안정되고 국민이 안심하며 안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반도 평화 체계를 굳건히 구축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가장 확실한 안보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7월 17일은 대한민국의 제헌절이다. 헌법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 원리, 원칙을 명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지향점을 집약한 모든 대한민국민들의 강력한 약속이다. 

최초로 대한민국이 독립국임을 선포하고 우리 사회의 지향점을 밝힌 기미독립선언문을 찾아보았다. 독립선언문은 당연히 우리나라의 독립을 선언한다. 그리고 그 안에 여러 의미가 담겼다. 선언문은 조선의 독립이 인류애적 번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에 기반한다고 주장한다. 조선의 독립이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이고. "인류가 양심에 따라 만들어가는 세계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이라고 밝힌다. 

대한민국의 제헌 헌법과 1987년 개정된 헌법의 전문에는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결의하고(다짐하면서)"라고 동일하게 명시한다. 더불어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국제조약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의 헌법은 평화를 기반으로 한 세계 공동 번영을 원칙으로 삼는다고 할 수 있다. 

미국 트럼프 정권의 신고립주의와 미국에 의한 단국체제 거부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에 저명한 국제 전문가인 문정인 교수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주한미군의 철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친중이나 친러가 아닌 균형적 외교를 통해 전쟁을 막는 예방외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현재 한미일동맹과 같은 굴욕적이고 군사 대립적 정책이 아니라 평화 대화 체제를 통해 현재의 변화에 대응하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북한의 위협, 특히 핵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도 단순한 한반도의 문제라는 인식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를 살피면서 평화적/대화적 해결의 방식으로 접근하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때, 제주도는 미국의 대중국 대치 전선에서 중심부적 위치에 놓이게 된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화로 인한 중국과의 분쟁 발행 시 중요한 군사거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 정권에서 실시한 한국 해병대의 필리핀 상륙 훈련, 대만에서의 상륙 훈련, 그리고 제주도에 있는 대규모의 해군기지는 상대국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실제 세계2차대전 태평양전쟁에서 제주도는 일본 제국주의의 대중국 전초기지로서 상해와 난징 폭격의 발진기지로 활용된 바가 있다.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향후 동아시아 정세에 따라 강대국 간 전쟁에서, 다양한 군사무기의 핵심 타격 목표로 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제주는 4.3이라는 큰 비극을 겪고, 2005년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평화의 섬'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이후 제주에는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급기야 올해 초에는 해군제7기동전단의 기동함대 사령부를 제주에 설치하기까지 하였다. 2022년에는 '국민의힘'은 제주 제2공항에 핵무기 배치 및 미국의 핵전략 자산 전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의 일부 의원들도 제주의 군사 전략적 가치를 중요시한다. 제주도민의 공포감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기미독립선언문은 조선의 독립이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 서로 재앙을 피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임이 분명하다"고 밝힌다. 또 "중국이 일본에 땅을 빼앗길 것이라는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중요한 부분인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결론적으로 선언문은 "세상 모두와 함께 즐겁고 새롭게 되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통령에게 이러한 우리 민족의 독립선언문을 그대로 요청하고자 한다. 무력에만 의존하지 않는 안보, 최고의 안보는 평화 체제의 구축이라는 요지의 대통령의 말을 신뢰하면서 제주도를 군사 전략적 가치가 아닌 평화의 가치로 봐주시기를 바란다. 

군사기지가 강화되는 제주가 아닌 동아시아의 평화지대로서 제주를 상상해야 한다. 적대적 힘이 부딪힐 수 있는 대척점에 오히려 평화의 완충지대를 만들고, 서로 이야기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대화 체계를 구축한다면 그것이 최상의 평화 체계가 아닐까 싶다.

제주에서 건설이 시도되고 있는 제2공항은 제주도민들의 경제적 욕구에 기반한 사업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사적 위험이 있는 이 시설은 오히려 제주도민들의 경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미군의 사드 기지 설치 문제로 위협을 느낀 중국의 제재로 인해 제주의 경제는 크게 휘청거리기도 했다. 

또한 제2공항은 환경 그 자체가 사회의 동력인 제주도를 훼손하는 일이기도 하다. 제주도만의 자연환경인 오름을 몇 개씩 깎아 내고, 마을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면서 얻게 되는 교통편의와 대량 관광객의 증가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제주도의 수용 능력을 벗어났고, 환경파괴, 과잉 관광의 문제를 유발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주의 군사적 가치를 증가시키는 방향의 제주도 관련 사업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고, 군사적 가치 중심이 아닌 평화와 환경의 가치로 제주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평화의 도구로서 제주가 상상되고, 제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 관계국의 대화 체계가 구축된다면 최소한 파멸적인 전쟁 무기의 위협 없이 서로 교류하고 함께 번영할 수 있는 제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주가 진정 평화의 섬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제주 자체가 평화로서 이룰 수 있는 진정한 안보라는 증거가 될 것이다. 

진심으로 제주가 평화의 도구로 쓰이길 희망한다. / 신강협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상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