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클래식 음악은 왜 20세기 초에 멈췄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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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31일.
'세계의 문화 수도'를 자임하는 미국 뉴욕, 그 도시의 대표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은 19세기 초(1824년) 쓰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으로 20세기 마지막을 기념했다.
연주 프로그램에 20세기 미국 음악은 한 편도 없었다.
서구 클래식 음악은 왜 1950년 후 '세기의 작품'이란 게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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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우체리, 전쟁과 음악

1999년 12월 31일. ‘세계의 문화 수도’를 자임하는 미국 뉴욕, 그 도시의 대표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은 19세기 초(1824년) 쓰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으로 20세기 마지막을 기념했다. 연주 프로그램에 20세기 미국 음악은 한 편도 없었다.
같은 시각 베를린 필하모닉은 유명 교향악의 마지막 악장만 모은 연주회로 20세기와 작별을 고했다. 베토벤과 드보르자크의 작품에 스트라빈스키의 ‘불새’(1910년), 말러의 교향곡 5번(1902년),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1910년) 등을 엮은 레퍼토리는 20세기보다, 19세기의 ‘빛나던 순간’을 재현했다.
서구 클래식 음악은 왜 1950년 후 ‘세기의 작품’이란 게 없는 걸까. 현대음악은 왜 현대미술만큼이나 알아먹기 어려울까. 지휘자이자 음악 교육자인 저자가 “30년간” 읽고 들은 경험을 모아 이 질문에 답을 찾는다.
20세기 서구 음악은 두 가지 큰 틀에서 발견, 해석, 의미 부여됐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하나는 헤겔의 변증법으로 역사처럼 음악도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으로 ‘발전한다’는 믿음이다. 다른 하나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으로 모든 건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나아간다는 신념이다. 이 두 축을 작품 해석의 밑천으로 삼으면, 하이든의 교향곡을 섭렵해 더 정교한 곡을 발표한 베토벤의 등장은 필연적이다. 태초 이래 새로운 것을 예술의 기본 값으로 삼는 작곡가들은 20세기 들어 기존의 화성체계를 무시한 무조음악(특정한 조성 없이 구성한 음악), 음렬주의(각 음을 특정한 순서로 배열하는 작법 방식) 등 각종 시도를 거듭한다.
한편 중세에는 교회에, 왕정시대에는 왕과 귀족 취향에 맞춘 음악을 만들었던 작곡가들은 세계 1, 2차 대전과 냉전이 득세한 20세기, ①정부 입맛에 맞는 민족주의 곡을 쓰거나 ②망명길에 올라 아방가르드의 기수가 되거나 ③막 시장이 열린 영화나 뮤지컬의 음악을 작곡하는 길을 택했다. 이 중 클래식계에서 이름을 알린 작곡가, 즉 “현대음악의 삼위일체인 기부자-평론가-기관의 승인이라는 축복을 받은 작곡가”는 평론가들이 쓴 해석의 두 축-변증법과 진화론-을 충실히 따르다 “소음으로 인식되는 음악”을 내놓는다. “이 삼위일체의 가장 큰 문제는 거기에 관객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모든 작곡가가 이런 길을 걸었다는 건 아니다. 저자는 현대음악의 정수를 영화와 뮤지컬, 게임에서 찾는다. 망명한 천재들을 사사한 미국 음악인의 상당수는 뮤지컬의 대표곡을 작곡했고, 진화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미니멀리즘이 영화음악의 주류가 됐듯 미학적 형식도 갖췄다. 플레이어의 반응에 따라 곡이 달라지는 게임 음악은 존 케이지의 ‘4분 33초’만큼이나 음악 형식을 확장시켰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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