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동화 같기만 할까? '딩동댕 유치원'의 3년간 실험 [활자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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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신간 '어린이는 어린이'는 두 PD가 약 3년간 '딩동댕 유치원'을 기획·제작하며 겪은 일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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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출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신체 장애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하늘, 하늘이와 이란성 쌍둥이이자 태권도를 좋아하는 하리, 조손 가정의 조아, 맥시코계 혼혈인 다문화 가정의 마리, 유기견 출신 댕구, 그리고 딩동댕 마을로 이사 온 자폐 아동 별이.
EBS '딩동댕 유치원'의 세계관이 2022년 5월 개편 이후 확 달라진 데에는 이지현, 김정재 PD가 있습니다. 동화 같은 세계관,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어린이를 납작하게 정형화하는 대신 다양한 서사를 가진 어린이를 내세웠습니다. 등장인물이 달라지자 프로그램 내용도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가족을 소개하는 회차에서는 이혼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자연스럽게 등장하지요. 과거 어린이 대상으로 방송하기 무겁고 불편하다고 꺼리던 이야기들입니다.
신간 '어린이는 어린이'는 두 PD가 약 3년간 '딩동댕 유치원'을 기획·제작하며 겪은 일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이 PD는 이 같은 변화가 "한국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각자의 현실'을 살아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며 "이제까지 어른들이 몰라도 된다고 했던 모든 것을 감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힙니다.

두 PD가 보기에 한국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딩동댕 유치원'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통용되는 수준의 다양성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김정재)"거나 "하늘이 캐릭터가 당연히 휠체어에만 앉아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거기서 하늘이를 내려오게 할 생각을 꽤 오랫동안 하지 못했다(이지현)"고 성찰하지요. 이 PD는 한 장애 아동의 부모가 시청자게시판에 남긴 "휠체어 장애가 있어도 휠체어에서 내려와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배에 탈 수 있는데, 하늘이만 빼놓아서 속상했다"는 글을 보고서야 자신 역시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깨달았다고요.
'딩동댕 유치원'은 올 3월 미완의 실험 끝에, 프로그램 개편으로 막을 내린 상태입니다. 부활하게 된다면 그때의 유치원은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좋은 부모, 좋은 어른이란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하게 되는 책입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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