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치관을 발견하는 말버릇…“말버릇에서 그 사람의 생각이 보인다” [Mind Note]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 지 사나흘이 되면서 아침에 괜히 침대에서 얼마간 더 뭉그적거렸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을 때 겨우겨우 몸을 일으키며 나도 모르게 뱉은 말. “아휴, 요새 왜 이렇게 일어나기가 싫어?! 큰일이네, 큰일이야!” 어머나. 누가 누구를 지적하고 놀렸던 것인지?!
그도 그럴 것이 내가 그 정도 늦게 일어난다고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것도, 회사에 지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최근 갑자기 더워진 날씨, 부쩍 많아진 업무를 생각하면 충분히 피곤하고 다소 게으름도 피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며칠 리듬이 깨졌기로서니 그게 뭐 그리 큰일이겠는가. 그런데도 ‘큰일이야’란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온 것이다.

여기서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런 말 속에 숨어있는 ‘자동적인 사고(Automatic Thoughts)’에 있다. 본래 언어란,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생각과 가치관에는 원가족으로부터 오래 형성되어 온, 더 나아가 스스로 살면서 고착시켜온 인지적인 틀(Frame)이란 게 있다. 즉, 생각에도 길이란 게 있어 자꾸 가던 길로 가려 하고(자동적인 사고), 그 길이 습관적으로 표현되는 것(말버릇)이다. 고백하건대 필자의 ‘큰일’이란 말에는 부정적인 일을 대했을 때 지레 크게,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담겨 있다. 유사하게 많이 하는 말버릇으로 ‘대충’, ‘여튼’이란 것도 있는데, 여기엔 복잡한 걸 외면하고 싶은 회피성이 숨어있다.
당신의 말버릇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안에는 어떤 자동적 사고가 있는가? 지금의 내겐 쓸모 없고 도움도 안 되는 것이 있다면 의식적으로 “STOP!”을 외쳐보자. 우린 다 큰 성인이니까 다른 생각의 길로 가볼 수 있고, 그리하여 말버릇도 바꿀 수 있다. 대충(!) 보웬 선생의 주장이 그거다.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마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저자)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9호(25.07.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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