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근로자 100만 시대 연 부산…박형준 시장 “고용의 질 바뀌어, 이제는 청년 중심 첨단 산업도시로”
“산단 교통은 셔틀·통근버스로, RE100은 재정지원 방식”…기업 현장 요구 직접 반영
“청년 유출 줄고 경남 이동 늘어…삼성·현대 R&D센터, 르노 미래차 등 유치해 150만 고용 기반 구축”

부산=글·사진 이승륜 기자
부산시가 사상 처음으로 상용근로자 1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시는 이를 고용의 양과 질이 동시에 개선된 구조 전환의 성과로 평가하며, 청년과 고령자 등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확대와 150만 상용근로자 시대를 향한 본격적인 도약을 예고했다.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부산의 상용근로자 수는 100만3000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3000명이 늘어난 수치로, 상용근로자가 전체 임금근로자 중 약 75%를 차지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15세~64세 고용률은 68.5%, 전체 고용률은 59%로 2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업률은 2.6%로,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며, 사실상 완전 고용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를 공유하고 기업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시는 전날인 17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상용근로자 100만 명 돌파 기념 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간담회에서 “단순한 숫자의 성장이 아닌 고용구조의 질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부산이 안정적 일자리 중심 도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지표”라고 말했다.
◇산업 구조 전환이 이끈 ‘고용의 질적 변화’
박 시장은 “지난 몇 년간 자영업과 건설업 고용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상용근로자는 오히려 꾸준히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산의 자영업자 비중은 2022년 22.5%에서 현재 16.7%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실업률은 낮아지고 상용근로자는 증가했다는 점에서, 자영업 과잉 구조가 정상화되는 과정 속에서도 고용 충격 없이 산업 구조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종별로는 전문직, 사무직, 개인·공공 서비스직, 지식서비스 분야에서 고용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은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고용의 ‘질’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무·전문·지식서비스 일자리의 급증이 산업 고도화를 견인한 사례로 해석된다.
이어 박 시장은 “자영업 구조는 플랫폼 확산과 소비 패턴 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축소되는 중”이라며 “선진국 기준 자영업 비중이 10% 내외임을 감안할 때, 부산의 자영업 15%대 진입은 구조 전환의 정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영업자 비율이 줄어들고도 실업률이 낮다는 건, 산업 구조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이 제시한 과제…“교통·RE100·제조업 대응 시급”
이날 간담회에서는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의 애로사항도 쏟아졌다. 기장·녹산 등 산업단지의 교통 불편이 인력 확보의 주요 걸림돌로 지목됐다. 기장군 장안산단에서 전력반도체를 생산 중인 기업 대표는 “생산직 인력을 채용하려 해도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하다”며 “버스가 1시간에 한 번 다녀 근로자 출퇴근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에 박 시장은 “버스 증편은 제한이 있으나, 주요 정류장 연계 셔틀버스 운행, 전용 통근버스 지원 등을 검토 중”이라며 “산업단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 지원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서부산 녹산·미음산단 관계자들도 “서부산 접근성 부족이 인력 유입을 가로막고 있다”며 교통 개선을 요청했다.
또 기업들은 RE100(재생에너지 100%) 요건 이행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를 제기했다. 기장산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부산은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해 RE100 이행이 어렵고, 이 때문에 유럽 수출길이 막히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당장 태양광·풍력 확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재정지원 같은 대체 방식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전통 제조업계의 소외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섬유업계 대표는 “부산의 대학 11곳에서 섬유 관련 전공자를 꾸준히 양성하고 있지만, 졸업 후 이들이 대부분 서울로 가고 부산에 남지 않는다”며 “섬유는 의식주 중 하나로 절대 사라질 수 없는 산업인 만큼 부산시가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섬유업계 관계자들과 별도 간담회를 직접 열어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며 “상대적으로 정책적 관심이 덜했던 분야라면 꼼꼼히 점검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 청년 유출 변화…“함께 머무를 수 있는 도시 부산”
박 시장은 청년 인구 이동에 대한 설명에서 “2023~2024년 통계를 보면 부산 청년의 수도권 유출은 오히려 줄었고, 대신 경남으로 이동한 사례가 늘었다”며 “이는 청년들이 수도권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라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변화는 부산과 경남의 지역 간 역할 분담, 즉 지식기반 산업과 중후장대 산업의 기능적 연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박 시장은 “부산은 대학과 연구개발(R&D) 중심 산업, 경남은 조선·방산 중심 산업에 강점이 있어 자연스러운 분업 구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종사자인 청년은 “부산에 남은 사람은 나뿐인 듯 외롭고 막막한 심정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부산에 머물며 함께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활동 공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박 시장은 “청년 포럼이나 커뮤니티 공간, 교류 프로그램을 시 차원에서 더욱 확대해, 청년이 부산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가겠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부산은 앞으로도 더 많은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올해 말까지 8조 원 투자유치를 목표로 시 공무원 모두가 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중공업, 현대 등 대기업 R&D센터가 들어오고 있으며, 르노의 미래차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며 “첨단 제조업·지식서비스업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일자리 허브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끝으로 “청년·여성·고령자 누구나 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고용 도시, 머물고 싶은 부산을 만들겠다”며 “상용근로자 100만 명은 끝이 아닌 출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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