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임상 테스트에 참여한 코니와 트리스탄, 그리고 2명의 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작품은 ‘비평가협회상 최우수 신작상’을 비롯, 각종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자배우상, 최우수 연극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국내 공연은 세계 최초 ‘젠더 밴딩 캐스팅’이 눈에 띈다.
(사진 레드앤블루 제공)
새로운 항우울제 임상 테스트에 실험자로 참여한 코니와 트리스탄. 두 사람은 밀폐된 공간과 제한된 환경 속에서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며 점차 가까워진다. 하지만 코니는 트리스탄에 대한 감정이 약물에 의한 반응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낯선 감정을 경계한다. 한편, 임상 테스트를 감독하는 박사 로나와 토비는 항우울제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내세우며 테스트 과정에서 복잡한 갈등을 겪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네 명의 인물들은 불안한 관계와 감정들 속에서 혼란을 겪고, 결국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갈등은 극에 달한다.
연극 ‘디 이펙트’는 영국의 유명 극작가 루시 프레블의 희곡으로, 2012년 런던 영국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약물 시험’이라는 설정을 통해 인간 감정의 본질을 탐구하는 동시에, 그 혼란스러운 감정들 앞에서 과연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극중 4명의 인물들은 삶을 다루는 방식과 태도는 각각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면서도 동시에 대조적으로 표현된다.
(사진 레드앤블루 제공)
이번 공연이 흥미로운 것은 원작자의 허락을 받아 세계 최초로 원작 캐릭터의 성별에 상관없이 ‘젠더 밴딩 캐스팅’을 시도했다는 것. 네 가지 배역은 모두 남녀 배우들이 함께 트리플 캐스팅됐다. 실험을 이끌어 가는 로나 박사 역은 김영민과 이상희, 이윤지가 함께 연기한다. 우울증은 약물 투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토비 박사 역에는 양소민, 박훈, 민진웅이, 이성적인 심리학과 학생으로 실험에 참여한 코니 역은 박정복, 옥자연, 김주연이 맡았다. 자유로운 성격의 트리스탄에는 오승훈, 류경수, 이설이 함께 한다. 연출은 연극 ‘젤리피쉬’, ‘크리스천스’의 민새롬 연출가가, 연극 ‘견고딕걸’, ‘사소한 것’의 박지선 작가가 윤색을 맡았다.
총 125분의 러닝타임 동안 극은 관객을 몰입시킨다. 서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배우들의 티키타카는 마치 창과 방패 같은 ‘말의 전쟁’이다. 항우울제 약 때문에 서로에게 빠져 든 것인지, 아니면 사랑의 감정을 느껴 도파민이 자연스럽게 분비되었는지…. 모든 상황을 서로 의심하고 또 탐구하는 코니와 트리스탄. 그리고 이 두 사람을 관찰하는 두 명의 박사. 예상치 못한 결말은 관객들 개개인에 따라 다른 감정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Info 장소: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2관 기간: ~2025년 8월 31일 시간: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공휴일 2시, 6시 출연: 로나 제임스 – 김영민, 이상희, 이윤지 / 토비 실리 – 양소민, 박훈, 민진웅 / 코니 홀 – 박정복, 옥자연, 김주연 등 / 트리스탄 프레이 – 오승훈, 류경수, 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