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 격차? '북한 가', 비정규직 처우? '누칼협'... 납작해진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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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 격차와 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는 글에는 이런 댓글이 붙는다.
'그럼 북한으로 가서 살아라.'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요구에는 '누칼협(그 일 하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는 뜻의 줄임말)'이라는 비아냥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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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호 '납작한 말들'

빈부 격차와 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는 글에는 이런 댓글이 붙는다. ‘그럼 북한으로 가서 살아라.’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요구에는 ‘누칼협(그 일 하라고 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는 뜻의 줄임말)’이라는 비아냥이 이어진다. 언젠가부터 우리의 공론장은 혐오와 차별, 조롱만이 담긴 언어로 상대에 모욕을 주며 입을 틀어막으려는 ‘납작한 말들’로 망가지고 있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교’ ‘민낯들’ 등을 쓴 사회학자 오찬호는 신작 ‘납작한 말들’에서 이러한 일상의 언어가 어떻게 타인의 삶은 물론 사회를 오염시키는지, 능력주의와 생존주의가 어떻게 일상의 언어와 사고를 지배하며 차별과 폭력을 유도하는지 이야기한다.
납작하게 오염된 언어는 사고를 단순하게 만들고 토론과 논쟁을 차단한다. 맥락이 지워진 ‘국민저항권’ 한마디에 경도된 이들은 서부지법 폭동을 일으켜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려 했다. 저자는 젠더, 인권, 일상, 자기 계발, 사회 등 5가지 주제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환부를 들여다보며 그 안에 흐르는 능력주의, 생존주의, 배타주의, 폭력성, 우월함과 열등함의 수직구조를 보여준다.

저자는 납작한 말들에 눌려 찌그러져 보이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납작’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타인의 입체적 인생을 작은 상자에 폭력적으로 눌러 담아 납작하게 찌그러트리는 말과 행동이 당당한 시대, 이 무례한 반지성주의를 어찌 납작하다고 표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한탄한다. 편협한 사고로 말라붙은 언어가 아닌 입체적으로 도톰한 사유와 말을 통해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가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도 전한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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