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돌린 시험지 없이 시험 치렀더니···수학 40점 받은 전교 1등

경북 안동의 한 여고에서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짜고 시험지를 유출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학부모의 자녀가 최근 치러진 수학 시험에서 40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생은 그동안 빼돌린 시험지를 이용해 항상 전교 1등을 도맡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찰과 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부모 등이 빼돌린 시험지를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를 받는 A양은 지난 4일 치른 기말고사에서 수학 40점, 윤리 80점 등의 점수를 받았다.
해당 시험은 A양의 어머니인 B씨(40대)와 기간제 교사 C씨(30대)가 새벽 시간 학교 교무실에 무단 침입해 시험지를 훔치려다 교내 경비 시스템이 울려 실패한 당일 치러졌다.
경찰은 지난 16일 A양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엄마가 가져온 문제와 학교 시험 문제가 똑같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지만, 훔쳐 온 것인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오전 1시 20분쯤 B씨와 C씨는 학교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시험지를 훔치려다가 해제됐던 경비 시스템이 울리며 도주했다.

이 학교 교감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고 침입자들의 신원을 특정하고 다음날인 지난 5일 오전 9시 38분쯤 경찰에 ‘건조물 침입’ 혐의로 이들을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과거부터 학교에 여러 차례 침입한 흔적을 확인했다. 또 공범인 행정실장 D씨(30대)가 B씨 요청을 받고 지난달 6월 28일부터 CCTV 영상을 삭제했고, C씨 지문이 학교 보안시스템에 등록되도록 한 정황도 파악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B·C씨의 범행 사실을 인지했다”고 자백했다.
C씨는 지난해 2월 퇴직했지만, 교내 경비 시스템에 지문이 등록돼 있어 자유롭게 학교를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B·C·D씨는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지난해부터 학교 사설 경비 시스템으로 최소 7차례 이상 무단으로 해제한 것을 확인했다. 경비 시스템 해제 횟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B씨가 C씨에게 뇌물을 주고 그와 증거인멸을 모의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C씨가 장기간 A양의 과외 수업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 현행법상 기간제 교사 등 교사는 과외를 할 수 없다.
학교 측은 지난 14일 학업 성적 관리위원회를 열고 A양에 대해 퇴학 결정을 내렸다. A양의 1·2·3학년 전 성적을 모두 0점 처리하기로 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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