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냉각기술, 해답은 '바다'에

조혜정 기자 2025. 7. 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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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수중 데이터센터, 새 정부 R&D 사업 채택될까]

해수, 자연 냉각수로 사용 기술 개발땐
육상 센터보다 에너지 효율 40∼60%↑
울산 연안 해저지형 지반 대부분 암반
동해 중남부 연안 중 표층수온 가장 낮아
지반 안정성·냉수대 등 최적 조건 갖춰

해양과학기술원, 울산시와 실증 추진
내년 서생 인근 해저에 테스트베드 구축

김두겸 시장, 비용 절감 효과 설명에
이 대통령 "그렇게 많이···" 관심 보여

시, 1차년도 2027년도 국비 사업으로
R&D 예산 우선 반영 정부 설득키로
울산시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수행하는 해양수산부 국정과제 연구실증 사업. 좌측이 수중 데이터모듈, 중앙이 메인인 연구 운영 모듈, 우측이 거주 모듈.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촉발한 전 세계적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과열된 컴퓨팅 장치의 열기를 식혀줄 냉각기술 개발이 글로벌 화두로 떠올랐다. 산업수도 울산은 동해 중남부 연안에서 수온이 가장 찬 서생 해류를 자연 냉각수로 활용해 전력소모와 탄소배출을 육상 데이터센터 보다 절반에 가까운 40%까지 확 줄이는 고효율·친환경 자립형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탄소Zero 하이퍼스케일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기술개발' 프로젝트다. 김두겸 시장은 오는 2031년 이후 상용화를 추진한 뒤 울산의 새로운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60여년 간 전통적 2차 산업에 기반해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울산이 현재 재편 중인 AI 중심의 산업 포트폴리오에 수중 데이터센터 경쟁력까지 확보하게 되면, 이재명 정부가 목표한 'AI 3대 강국 진입'을 앞당길 AI 고속도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주

# 냉각기술 경쟁력이 AI 시대 주도

AI 성능 경쟁 만큼이나 냉각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24시간 풀가동되는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통상 섭씨 30도가 넘는 열이 발생하는데, 과열로 부품을 망가뜨리지 않으려면 온도를 20~25도로 낮춰줘야 한다.

문제는 하이퍼스케일(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하는 초거대)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가 됐다는 점이다. 섭씨 30도가 넘는 데이터센터의 열기를 식히는 냉각시스템에 도시 전체 물 사용량의 20%가 투입되고 전체 소비전력의 38%가 소모되고 있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2030년 기준 전세계 전력소모의 13% 이상을 데이터센터 열기 식히는데 써야 한다.

특히 '전력 소모량은 서버의 고도화 속도와 비례'하기 때문에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공급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냉각 기술 개발이 꼭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4년 1단계 연구를 시작으로 미국 스코틀랜드 오니크섬 해저에 총 864대 규모로 구축한 해저 데이터센터 운영 프로젝프 '나틱(Natick)'을 2단계 시제품 설치를 거져 효과를 확인한 뒤 작년 종료했다.
울산이 육상이 아닌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구축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울산은 미국 스코틀랜드(마이크로소프트), 중국 하이랜더(하이난성)에 이어 새로운 냉각기술 개발을 위해 해저로 뛰어든 세계 세번째 도시로 기록되고 있다.

# 김두겸 시장, 이 대통령에 5000억 예산 요청

울산의 도전은 'AI 3대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 아래 AI 부문 100조원 투입을 선언한 이재명 정부와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후 첫 지방 공식 일정으로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최고의 AI 고속도로 역할하며 우리 산업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울산 수중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김 시장이 "데이터센터 열기를 냉각하는데 자연 바닷물을 이용하면 운영비용의 40%를 절감할 수 있지만, 총 사업비가 약 5,000억 원으로 추산돼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크다. 예산을 더 주시면..."이라고 건의했고, 이 대통령은 "그렇게 많이(40%나) 절감되냐"며 수중 데이터센터 운영효율에 관심을 보였다. 예산지원에 대해선 "하는 거 봐서..."라는 긍정적 시그널을 보였다.

# 선행연구 2022년 이미 착수, 2027년 종료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를 울산 연안 해저에 구축할 경우 김 시장이 언급한 "운영비용 40% 절감 효과"는 과연 실현가능할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택희 책임연구원이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차가운 바닷물을 활용해 냉각의 효율을 높이는울산 탄소제로 하이퍼스케일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구축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현재 울산시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해양수산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해저공간 창출 및 활용 기술개발> 기획연구(2022년~2027년)에 '해저 데이터센터 단지'가 한 모듈로 구성됐으며 그간의 연구를 통해 고효율·친환경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택희 책임연구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IT산업에서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이 20%를 차지하고 이 중 50%가 냉각에 소모되고 있다. 전자제품이 고장나는 이유도 상당수 과열 때문"이라며 "해수를 자연 냉각수로 쓰는 수중 데이터센터 기술개발이 성공하면 육상 센터보다 에너지효율을 40% 가량 높일 수 있고, 탄소배출량은 40%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치를 산출했다. 공사비용도 육상 대비 15% 가량 절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중 데이터센터의 열기가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류속도 0.3m/c, 유속 0.2m/c만 돼도 어떤 영향도 없다. 바닷물은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했다.

'탄소Zero 하이퍼스케일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기술개발' 프로젝트의 선행연구 격인 해당 연구는 해당 연구는 내년 새울원자력발전소 인근 울주군 서생 인근 연안 해저에 베스트베드를 구축해 실증이 이뤄진 뒤 2027년 최종 마무리된다.

# 울산 해저 입지조건 '최적지'

특히 울산 연안 해저지형은 재해·지반·수질 안전성 모두 최적의 해양 요건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20년간 규모 3.0 이상 해양지진 발생건수가 9건(전국 100건)에 불과했고, 해저지반 이력은 아예 없었다. 또 울주군 서생 간절곶 인근 연안은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한 여름에도 해수욕이 어려울 정도로 수온이 찬 냉수대(수온이 5도 이상 낮은 찬물 덩어리가 표층으로 올라오는 현상)가 한달 가량 지속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동해 중남부 연안 표층 수온 중 가장 낮아 데이터센터의 열기를 식히기에 최적이다. 게다가 해저지반이 평평해 시설물을 안정적으로 설치할 수 있고, 해양지질 안전도 보장돼 있는 최적지가 바로 울산 서생 연안이다.

# 새 정부 R&D 사업 채택' 첫 관문 통과해야

최대 관건은 예산 확보다. 울산시는 오는 2027년도 국가예산 당초 정부안에 '탄소Zero 하이퍼스케일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기술개발' 총사업비 5,000억 원 중 R&D 예산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를 서둘러 설득하겠단 각오다.

총 사업비 5,000여억 원 안에는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 구축 1단계인 표준모델 개발에 필요한 'R&D 예산 500억 원'(2027년~2031년)과 함께'하이퍼스케일 데이터단지 조성 및 상용화'(2031년 이후 5년) 사업비 약 4,500억원이 포함됐다. 시는 사업 1차년도인 2027년도 국비 사업으로 R&D 예산 80억 원 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다.

울산시 해양수산과 정희태 수산기술팀장은 "새 정부가 AI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은 만큼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이 국가 R&D 사업으로 채택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지난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