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기후조절자 '블루카본', 기업-어민 상생의 길 연다

김상아 기자 2025. 7. 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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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숲 조성사업, 기후위기 대응 블루오션]

해조류, 중금속 등 흡수 수질정화 기여
바다숲 확대, 탄소흡수량 증가 가능
기후위기 대응 핵심적 역할 기대
모든 해조류 신규 ‘블루카본’ 인정 유력
 
한국수산자원공단, 탄소국경세 대비
바다숲 탄소상쇄제도 도입 준비 박차
가격 높게 형성 ‘블루크레딧’ 전망 밝아
 
울산, 난·한류 교차 다양한 해조류 서식
주력 산업 연안 분포 바다숲 조성 용이
크레딧으로 어촌 경제 활동 선순환 기대
바다숲 감태군락지
울산 동구 일산 바다숲

기후 위기 대응은 전 세계가 당면한 과제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지속가능한 산업'에 방점이 찍히면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이 해양수산 분야의 신규 탄소흡수원 '블루카본(Blue Carbon)'이다. ESG 경영과 탄소국경조정제도 대비,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해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미 가까운 일본에서는 'J-블루 크레딧 제도'를 운영하며 블루카본의 시장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울산이 블루카본 시장에 대한 기업투자를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고령화·저소득 문제에 맞닥뜨린 지역 어촌계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고 탄소중립도시를 실현한다면 산업수도·생태도시 울산의 위치를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가 주최하고 거제시, 멍게수하식수협, 국립수산과학원, 한국수산자원공단 협업으로 진행된 기후위기와 해양수산현장탐방 연수를 통해 이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바다숲 사업 개요
바다숲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 해조류 군락 '바다숲' 블루카본의 새로운 가능성

한국수자원공단 블루카본전략실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현재 인정하는 블루카본은 맹그로브 숲과 국내 갯벌과 같은 염습지에 서식하는 함초, 잘피 등으로 한정돼 있는데, 이제는 모든 해조류에 대한 신규 블루카본 인정이 유력하다.

이산화탄소를 통해 광합성을 하는 해조류는 수중의 영양염류와 카드뮴·구리·아연 등 중금속을 흡수·흡착해 수질 정화에 기여해 해양의 유해물질 저감에 효과적인 정화 수단으로 기후조절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해조류가 군락을 이룬 '바다숲'의 확대는 탄소흡수량을 증가시키는 기후위기 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블루카본 6가지 기준 온실가스 제거 효과, 탄소 자기격리, 인위적 영향, 관리 실용성,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국제인증, 타정책 연계가능성 중, IPCC 국제인증을 제외한 5가지를 충족한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자원공단은 해조류의 IPCC 국제인증 근거 마련을 위해 바다숲의 탄소흡수량을 측정했는데, 면적 1㎢당 연간 337t(해양탄소 기반), 369t(해조류 군집 기반)의 탄소흡수계수를 확보했다.

또 지난 2022년부터 매년 바다숲 블루카본 국제포럼을 개최해 바다숲의 가치와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 학계 전문가와 교류해 IPCC 블루카본 국제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블루카본 국제인증 추진 전략과 절차 등을 공유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개최된 제62차 IPCC 총회에서 일본, 영국, 칠레 등 유력 국가들의 지지를 받았고, 올해 말 열릴 예정인 제63차 IPCC 총회에서 인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숲 탄소상쇄제도.

#탄소국경제도와 바다숲 탄소상쇄제도

바다숲 조성을 통한 블루카본 확대가 중요한 이유는 탄소국경조정제도(일면 탄소국경세)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탄소국경세는 철강, 알루미늄, 비료, 수소, 시멘트, 전력 등 6개 품목을 유럽으로 수출할 때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에 상응하는 인증서 구매를 의무화는 제도로 지난 2023년 10월 시범사업이 시작됐으며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4년부터 바다숲 탄소상쇄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탄소상쇄제도는 기업과 어업인이 바다숲 사업에 참여해 탄소 흡수량을 인정받고 이를 기반으로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것으로, 운영을 위한 문헌·현장조사, 국내외 탄소상쇄제도 벤치마킹, 바다숲 탄소 거래를 위한 시범 모델 구축, 시범 모델 운영 절차와 방안 수립 등을 추진중이다.

또 올해는 바다숲 탄소상쇄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참여자의 사업 등록부터 탄소크레딧 발행까지 전 과정에 대한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해양수산부의 법령(안) 마련과 법령 제·개정을 지원해 제도의 안정적 도입과 운영을 위해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바다숲 탄소상쇄제도를 통한 블루크레딧 거래의 전망이 밝은 이유는 산림이나 농촌에서 거래되는 그린크레딧에 비해 거래 가격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부터 2024년까지 등록된 산림탄소상쇄제도 사업은 총 664건으로 이 중 총 62건이 크레딧 인증이 이뤄졌다. 가격은 t당 1만6,500원으로 산정됐는데, 실제 거래가는 t당 1만원 수준이다.

반면 인근 일본에서 운영되는 바다숲 탄소상쇄제도인 'J-블루카본 크레딧 제도'를 보면 지난 2020년에서 2023년까지 29건의 사업이 진행됐는데, t당 가격이 평균 400달러(46만원부터 92만원까지) 선에서 형성됐다. 실제로 일본의 미쓰비시와 도시바 등의 기업에서 400달러에 블루 크레딧을 구매해 실적화 하고 있다. 국내 산림 크레딧과 비교하면 40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처럼 거래 가격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그린 크레딧은 나무 등의 묘목을 심고 5년이 지난 뒤에야 카본을 측정하고 크레딧을 만드는데, 반면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는 1년생으로 빨리 자라고 탄소도 빨리 흡수하는 장점이 있다. 또 단년생 해조류뿐만 아니라 감태, 갈조류 등 다년생 해조류도 있어 자원이 다양하다.

또 농·임업은 생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름·비료 등을 주는 행위가 필요하다. 또 산불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반면 해조류는 인위적인 관리 없이도 잘 자라고, 폐사한다고 하더라도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훨씬 적다.

또 동남아 등지에서 이뤄지는 블루 크레딧 사업을 보면 해조류 양식에 여성이나 어린이들이 노동에 주로 참여하고 있어, 복지 정책과의 연계면에서도 세계 금융권이나 기업, 국가 차원에서 그린 크레딧에 비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분위기다.
어업인 블루크레딧

# 저소득·고령화 지역 어촌계 새로운 먹거리

국내 최대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굴지의 대기업들이 상주하고 있는 울산은 블루 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기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동해안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각약각색의 해조류 종들이 서식한다. 또 지역 주력산업 현장이 연안에 분포돼 있어 기업들이 사업부지 인근으로 바다숲을 조성하기에 매우 용이하다.

현재 울산에 조성된 바다숲 현황을 살펴보면 △2012년 동구 주전동 1.69㎢ △2015년 동구 일산동 0.76㎢ △2016년 북구 판지 0.37㎢ △2018년 울주군 서생면 1.6㎢ △2024년 동구 주전동 1.98㎢ △2024년 북구 당사동 1.98㎢ 총 8.38㎢가 조성돼 있다.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바다숲을 조성한다면 기업들의 탄소배출거래 문제를 해소하고 저소득·고령화의 길을 걷고 있는 지역 어촌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해조류 보호와 이식작업, 서식지 복원의 주체는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그 성과만큼 공인기관에서 인증서(carbon credit)를 발급하고, 대기업은 지구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그 크레딧을 구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기업은 적은 투자로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가능하고, 지역민들은 크레딧으로 경제활동이 가능해지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최임호 한국수산자원공단 블루카본전략실장은 "과거 바다였던 곳을 매립해 바다를 끼고 있는 기업들이 해양의 회복과 보존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면서 "울산시도 생태도시 울산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조례 등을 마련해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 블루카본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지역 기업들과 어민들이 상생하는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