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들썩였지만…"학부모 탓 아냐" 종결된 서이초 교사 죽음[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일각에서는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게 된 A씨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가 급격하게 늘어나 극단 선택에 이르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의 학급에서 한 학생이 뒷자리에 앉은 학생 이마를 그었다는 이른바 '연필사건'이 발생한 후 가해·피해자 학부모가 A씨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통 전화해 강한 항의와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서울교사노조는 A씨 사망 직후 성명을 내고 "동료 교사에 따르면 A씨가 맡은 학급에서 학생들끼리 다툼이 있었고 피해 학생 학부모가 교무실에 찾아와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며 "학교생활이 어떠냐는 동료 질문에 A씨는 '작년보다 10배 정도 힘들다'고 답했다. 고인 죽음은 학부모 민원을 담임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러 의혹에 경찰과 검찰은 주변 인물 68명(동료 교사, 학부모, 친구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하지만 범죄 행위나 폭언 등 직접적 가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고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했다.

A씨 사망 3일 후인 2023년 7월 22일 토요일 수천명 교사들이 거리에 모여 A씨를 추모하는 검은 옷을 입고 교사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교사단체들은 A씨의 49재인 그해 9월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예고했다. 교육 당국은 교사들 단체 활동을 막기 위해 징계를 예고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집회 당일 전국에서 10만명 이상 교사들이 참여했고 전국 각지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전국 30여곳 초등학교는 재량휴업을 하기도 했다.
'공교육 멈춤의 날'을 이틀 앞둔 9월2일에는 전국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가 개최됐는데 주최 측이 예상한 2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35만명의 인원이 모였다. 단일 직업군 최대 규모 인원이었다.
교권 회복이 공론화되자 당국과 정치권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는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했고 국회에서는 교권보호 5법(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교원지위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 후인 2023년 8월 23일 서울 양천구 신목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았던 교사 B씨가 극단 선택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B씨가 학생들 다툼 등 다수 학생 생활 지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전북 군산 무녀도초등학교의 6학년 담임교사 C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너무 안 돼서 힘들다. 모든 미래, 할 업무들이 다 두렵게 느껴진다. 개학하고 관리자 마주치며 더 심해진 것 같다"며 "업무 능력, 인지 능력만 좀 올라왔으면 좋겠다. 자존감이 0이 돼서 사람들과 대화도 잘 못하겠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를 남겼다.

지난 17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서이초 교사 순직 2주기를 맞아 전국의 유·초·중·고 교원 및 전문직 약 4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상반기 '교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교원은 절반에 가까운 48.3%였다.
그러나 신고까지 이어진 경우는 4.3%에 불과했다. 신고하지 않는 이유로는 '신고를 하면 오히려 아동학대 신고나 민원 발생이 우려돼서(70.0%)'가 가장 높았다.
교원의 79.3%(3254명)는 교권 5법 시행에 따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설문조사 동일 문항의 부정응답(73.4%)보다 5.9%포인트(P) 증가했다.
긍정적 변화가 없는 가장 큰 이유로 교원들은'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학교안전법 등 관련 법령 개정 미흡(61.7%)'을 꼽았다. 이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고소에 대한 불안감 여전(45.1%)'이 뒤를 이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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