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전철 판결, 책임 행정 ‘환영’-소송 남발 ‘경계’

경기일보 2025. 7. 18.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용인경전철의 흑역사는 이렇다.

"지자체에 거액의 예산 손실을 초래한 행위에 대해 해당 지자체 주민들이 주민소송을 통해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행정 책임에는 시효가 없음을 보여줬다.

무한 소송의 대상으로 행정이 휘둘릴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용인경전철. 경기일보DB


용인경전철의 흑역사는 이렇다. 2002년 지방선거의 공약이었다. 후보였던 이정문 전 시장이 내놨다. 선거에서 이 전 시장이 당선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수요 예측을 했다. 하루 16만명이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2013년 4월 개통했다. 전혀 딴판이었다. 예측의 17분의 1인 9천명에 불과했다. 캐나다 운영사와의 ‘수입보장협약’이 문제였다. 용인시가 8천500억원을 운영사에 물어줬다. 2043년까지 메워가려면 2조원이 넘게 든다.

시민들이 2013년 소송을 제기했다.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주민소송이다. 12년 다퉜고 그 최종 결과가 나왔다. 이정문 전 시장에 214억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정확히는 ‘이 전 시장에 대해 현 용인시가 배상금 지급을 청구하라’다. 용인시는 ‘청구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판결에서 대법원이 밝힌 취지는 이렇다. “지자체에 거액의 예산 손실을 초래한 행위에 대해 해당 지자체 주민들이 주민소송을 통해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손실을 초래한 지자체의 책임’이 대상이다. 용인경전철의 예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포퓰리즘·전시행정 상당수가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동안은 정치적 책임의 영역이었다. 다음 선거에서 낙선하는 요인이 됐다. 낙선하면 책임 추궁도 끝나곤 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의미가 달라졌다. 행정의 책임이 사법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특히 선출직 장(長)을 향한 직접 배상의 예를 남겼다. 소송 근거는 있었지만 실제 판결은 이게 처음이다.

용인경전철 공약은 당시 흐름이었다. 2002년 지방선거에 여기저기 등장했다. 용인시장선거에서도 그랬다. 기호 1, 2번 후보가 모두 공약했다. 의정부에도 비슷한 경전철 역사가 있다. 용인보다 1년 빠른 2012년 개통했다. 하루 8만명으로 수요를 예측했다. 여기도 예측이 빗나갔다. 의정부시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4만명을 겨우 웃돈다. 매년 손해가 200억원이다. 이런 예가 전국에 많다. 전부 소송으로 갈 것인가.

용인경전철의 특징이 있다. 행정 오류가 딱 떨어진다. 무리한 수요 예측, 부당한 협약이 극명히 드러났다. 예산 낭비도 크고 현시적이다. 이렇게 구분이 명확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이를테면 의정부 경전철의 예가 그렇다. ‘예측 8만명’과 ‘실수요 4만명’의 차이다. 이 차이를 사법 판단의 대상으로 봐야 하나. 아니면 보장해야 할 행정의 범위로 봐야 하나. 소송 남발의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정치적 의도를 가진 소송 남발이 있을 수 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의미를 남긴 판결이다. 퇴임한 지 10년 넘는 전 시장을 겨냥했다. 행정 책임에는 시효가 없음을 보여줬다. 정치가 행정을 흔드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무한 소송의 대상으로 행정이 휘둘릴 수 있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