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펜타닐 틀어막는 트럼프 “美 반입 땐 사형해야”

서보범 기자 2025. 7. 1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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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유통 처벌 강화’ 법안 서명 “中정부가 사형 선고하게 만들 것”
中은 “우리 책임 아닌 미국 문제”
16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HALT 펜타닐 법' 서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이 펜타닐 중독으로 사망한 미국인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서명식에는 펜타닐 오남용으로 사망한 이들의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지난 10년간 미국인 약 45만 명이 펜타닐 오남용으로 사망했고, 수백만 명이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의 하나인 펜타닐의 미국 내 유입 및 유통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골자로 하는 ‘홀트(HALT) 펜타닐 법’에 서명했다. ‘홀트’는 중단시킨다는 뜻이면서 ‘모든 치명적 밀수 행위를 중단한다(Halt All Lethal Trafficking)’는 문구의 줄임말이다. 펜타닐 중독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 20여 명이 자녀 사진이 든 액자를 들고 트럼프의 서명을 지켜봤다. 트럼프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중국 정부가 펜타닐을 제조해 우리에게 보내는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앞서 1기 임기 첫해였던 2017년 10월 마약성 진통제 중독자 급증과 관련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펜타닐의 핵심 제조·공급처로 중국을 지목하며 강력한 압박에 나섰다.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펜타닐의 미국 내 유입에 대한 책임을 물어 20%의 벌칙성 관세 부과를 선언한 뒤 이번에는 ‘사형’까지 언급하며 중국 책임을 부각한 것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펜타닐 문제가 미국의 문제이지 중국의 문제가 아니며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여러 번 밝혔다”고 반발하며 “미국이 진정으로 중국과 협력하길 원한다면 평등·존중·호혜의 방식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펜타닐은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마약성 진통제이다. 모르핀보다 최대 100배, 헤로인보다 50배나 강력해 주로 말기 암 환자 등 통증이 극심한 환자에게 처방된다. 그러나 의료용이 아닌 환각용으로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미국 내 중독자가 급증해 사회문제가 됐다. 미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펜타닐 중독으로 미국에서 최소 45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상당수가 10~20대 청소년·청년이었다.

펜타닐은 건강한 성인이 극소량(약 2㎎)만 흡입해도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고,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더라도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연간 펜타닐 중독 사망자는 2021년 약 10만7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다소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미국 공중보건의 최대 위협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보낸 재료가 멕시코의 마약 조직 ‘카르텔’의 통제하에 최종 가공된 뒤 캐나다와 멕시코 접경지대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여기에 다국적 범죄 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도 최근 발간한 2025 세계 약물 보고서에서 펜타닐 재료 대부분이 중국 동남부의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인 2019년 펜타닐을 수출한 중국인 세 명과 상하이 소재 제약사 등 중국 기업 두 곳을 제재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이런 흐름은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로 교체된 뒤에도 이어져 2023년 6월 법무부는 펜타닐 원료 밀수출 혐의로 중국 기업 네 곳과 중국인 8명을 기소했다. 그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바이든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도 펜타닐 미국 밀수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압박과 국경 단속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펜타닐 문제가 커졌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가 2기 집권 후 더욱 강력한 펜타닐 퇴치 정책을 공언하면서 대대적인 펜타닐 관련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마약수사국은 지난 5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멕시코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이 밀수하려던 펜타닐 알약 396㎏과 펜타닐 가루 12㎏을 적발했는데, 이는 단일 적발 규모로는 역대 최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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