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 세계로 간다… 9월부터 홍콩 등서 해외 투어


LG아트센터는 16일 “자체 제작 연극 ‘벚꽃동산’이 9월 홍콩, 11월 싱가포르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호주와 미국 뉴욕으로 이어지는 해외 투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연극은 지난해 6월 초연 당시 4만여 관객을 모으며 객석 점유율 95%를 기록했다. 기획과 제작, 공연과 해외 협업 과정 모두 우리 연극이 이전에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왔다. 내년엔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과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애모리 무대로 투어 공연을 이어간다.
원작은 19세기 말 러시아가 배경인 안톤 체호프의 희곡. 영국을 기반으로 전 세계 유명 극장에서 고전을 현지화한 작품들로 주목받아 온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21세기 한국을 배경으로 각색, 연출했다. 주인공은 전도연과 박해수 등 OTT로도 익숙한 한류 스타 배우들. 목표는 우리가 만든 우리말 연극 그대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 “우리의 이야기로 세계를 사로잡는 것”이었다.

첫 해외 공연은 9월 19∼21일 홍콩문화센터 대극장 ‘2025 홍콩 아시아플러스 페스티벌’ 개막작 초청 공연. 객석수 1734석 규모다. 이어 11월 7∼9일에는 싱가포르의 약 1900석 규모 국제적 명성의 극장 에스플러네이드에서 3회 공연한다. ‘한국-싱가포르 수교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이다. 전도연과 박해수를 포함해 손상규, 최희서, 남윤호 등 한국 초연 무대에 오른 10명의 배우가 그대로 출연한다.
홍콩 정부 내 축제국 수석 매니저 린다 리는 LG아트센터를 통해 “전도연, 박해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뛰어난 캐스트는, 이 작품이 얼마나 대담하고 사려 깊은 시도를 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홍콩 관객들이 사이먼 스톤의 날카로운 예술성과 세계적 수준의 앙상블을 무대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대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프로그램 디렉터 페이스 탄은 “이번 작품은 에스플러네이드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대규모 한국 연극으로, 고전 텍스트와 그 안에 담긴 보편적 주제를 오늘의 시선과 현대적 감수성으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판 ‘벚꽃동산’을 각색·연출한 사이먼 스톤은 스위스에서 태어났지만 독일과 영국을 거쳐 호주에서 성장했고, 현재는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파리오페라, 뉴욕 메트, 영국 국립극장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유명 극장들에서 그리스 비극부터 입센과 체호프에 이르는 서양 고전을 현지의 현재 시공간 배경으로 각색하는 작업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체호프 원작 연극 ‘벚꽃동산’은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몰락한 귀족 가문의 귀부인과 농노에서 자본가가 된 청년이 주인공. 스톤은 한국판 ‘벚꽃동산’에서 체호프 원작의 러시아 귀부인을 한국 재벌 3세 여인으로, 상인이 된 농노 청년을 기업가로 성공한 재벌 집안 운전기사 아들로 바꿨다. 자본주의 물결이 밀어닥치던 제정 말기 러시아의 사회적 격변과 계급 갈등에 관한 고전을 21세기 한국의 경제 구조 변동과 계층·세대 갈등을 담은 ‘지금, 서울’의 이야기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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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벚꽃동산’은 스톤의 현대적 해석뿐 아니라 건축 작품에 기반한 독창적 무대, 배우들의 열연도 호평받았다. 20여 년 네덜란드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ITA)의 총감독을 지낸 연출가 이보 반 호브(Ivo van Hove)는 ‘벚꽃동산’개막 첫날 서울 공연을 본 뒤 “위대한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극찬했다.

LG아트센터 이현정 센터장은 “세계 공연계가 주목하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 한국 최고의 배우들과 창작진이 함께 만든 무대가 ‘K시어터’의 가능성과 감동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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