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초교 입학 때 14개월 휴직…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가요”
[아이 낳게 하는 일터]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지원팀 심다형(40)씨는 매일 아침 딸 강라나(4)양과 함께 출근·등원 준비를 하는 모습을 짧은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다. 오전 8시 30분까지 딸을 등원시킨 뒤, 심씨는 오전 9시 30분까지 출근한다. 회사의 정규 출퇴근 시각은 오전 9시~오후 6시지만, 심씨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30분씩 늦춰 출퇴근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기존에 분기 단위로 운영하던 유연근무제 신청을 2021년부터 매월 가능하도록 바꿨다. 임직원들이 각자의 생활 패턴에 맞춰 보다 자유롭게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심씨는 “30분뿐이지만 저에겐 황금 같은 시간”이라며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유연근무제 덕분에 딸과 신나게 아침을 보내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임직원을 위한 ‘자녀 돌봄 휴직’ 제도도 있다. 입학 연도에 최대 14개월까지 무급으로 휴직할 수 있는 제도다. 법정 육아 휴직(1년)과는 별도로 쓸 수 있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에 부모가 곁을 지킬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배려하는 것이다.
M백화점팀 강경림(40)씨는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 남제이(8)양을 돌보기 위해 1년간 휴직했다. 그는 “첫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일은 생각보다 신경 쓸 게 많다”며 “1년 동안 곁에서 챙겨줄 수 있었던 덕분에 올해 복직할 때 마음이 한결 편했다. 일과 양육을 모두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롯데홈쇼핑은 법정 육아휴직 1년 외에도, 별도로 무급 육아휴직 1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M백화점팀 김현아(36)씨는 “첫째, 둘째 모두 2년씩 육아휴직을 쓰면서 한 번도 눈치를 본 적이 없다”며 “출산 전부터 쉬다 보면 아이가 돌도 안 됐을 때 복직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돌까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귀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2021년생 아들을 키우는 도메스틱디벨로퍼팀 김수진(39)씨도 “아이들은 한두 살 때 가장 많이 아픈데, 그 시기에 옆에 있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돌까지의 육아휴직이 특히 의미 있다”고 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문화는 이 회사 임직원들의 일상에도 스며 있다. 롯데홈쇼핑은 2021년 6월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을 ‘가족 사랑의 날’로 지정해, 직원들이 1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점심시간도 기존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늘렸다. 직원들은 이 시간을 가족과 보내거나, 자기 계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 김수진씨는 “아이가 엄마가 일찍 퇴근하는 수요일과 금요일을 기다린다”며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랑하는 사람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정말 의미 있는 제도”라고 했다.
난임 직원들을 위한 복지도 마련돼 있다. 모든 직원은 연간 6일의 난임 치료 휴가(유급 2일·무급 4일)를 사용할 수 있고, 자녀가 없는 만 35세 이상 직원 중 난임 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에는 최대 3개월의 난임 휴직도 가능하다. 난임 시술 비용도 1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김수진씨는 “8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절망적이었는데, 회사의 지원 덕분에 난임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결국 아이를 갖게 됐다”며 “시술 과정은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어서 휴직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회사 덕분에 임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직원들의 조직 적응을 돕기 위한 제도도 있다.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반짝임’은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직원 중 만 36개월 이하 자녀를 둔 여성 직원들이 모여 점심시간을 활용해 육아와 회사 생활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소모임이다. 한 번에 10여 명씩 모이며, 회사는 이들에게 인당 월 3만원의 활동비도 지원한다.
연차 사용 방식도 자유롭다. 롯데홈쇼핑은 연차 결재 시 사용 사유를 적지 않도록 하고 있다. 상급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연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차는 1일 또는 반차(4시간)는 물론, ‘반반차(2시간)’ 단위로도 쪼개 사용할 수 있다. 심다형씨는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일찍 데려와야 할 일이 생기는데, 그럴 때 반반차가 정말 유용하다”며 “반반차 사용이 사내에 잘 자리 잡아 있어서, 상사들도 굳이 이유를 묻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만물상] ‘사모총장’
- 스키 캠프서 여제자 성추행한 혐의, 초등교사 구속
- “韓 제명 취소” “사죄하라”... 선거 前 둘로 쪼개진 국힘
- 정부, ‘이재명 피습 사건’ 테러로 지정한다… 테러방지법 시행 이후 처음
- “지하에 비밀방 208개”…英런던에 中대사관 신축 안보 우려
- “고의로 눈·머리 조준 사격”…이란 시위 사망자 3000명 이상 추정
- 환자 이송 중인데… 구급차·덤프트럭 충돌 1명 사망
- 尹 ‘이종섭 도피’ 혐의 부인 “출국금지 해제 관여 안 했다”
- [단독] 가맹점주들, 배민에 단체 소송 “안 받은 돈에도 수수료”
- 메모리 초호황에 반도체 기업 지각변동...SK하이닉스 3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