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K-관광의 미래, 로컬들 매력을 잇다] 2.‘당일치기 여행’ 맞춤 일본 철도
호쿠리쿠 신칸센 가나자와-쓰루가 개통
오사카~나라 50분·오사카~교토 30분 소요
‘나라 사슴 공원’· 세계문화유산 ‘청수사’
열차 탑승 근교 여행 관광객 발길 줄이어
“티켓값에 주저했지만 시간 단축 만족”
높은 이용료·복잡함→합리적 가격·편안함
내외국인 철도 이동 긍정적 인식 전환
강원 철도관광 콘텐츠 보편화 필요성

일본 오사카에 들르면 관광객들은 근처 도시인 ‘나라’와 ‘교토’에 간다. 취재 중 만난 많은 관광객들에게 당일치기 기차 여행이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 지역 소도시간 촘촘한 연결성과 편리함이 일본 철도의 힘이었다. 오사카에서 만난 뉴질랜드 출신 관광객 위치와 영국 버밍엄에서 온 미키 부부 역시 철도를 타고 나라와 교토를 여행했다. 오사카에서 철도를 타면 교토와 나라는 1시간 내외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지난해 호쿠리쿠 신칸센 가나자와-쓰루가 구간 개통으로 오사카에서 교토까지 30분, 나라까지 50분으로 소요 시간이 단축됐다. ‘철도’를 통해 물리적 거리가 해소되자 관광객들이 관광 중심지인 오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는 심리적 여유가 생겼다.
강원도는 동해선 개통과 기존 철도로 교통 편의성을 확보했지만, 철도를 통한 당일치기 여행은 미진한 편이다. 철도를 통한 근교 이동보다는 여전히 자가용이나 버스를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춘천의 경우 서울과 ITX 청춘으로 이어져 1시간이면 서울을 오갈 수 있다. 서울에 집중된 관광객들이 철도를 타고 춘천을 방문하는 게 당연해지는 여행 코스가 된다면 강원 관광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게 될 전망이다. 강릉으로 쏠린 수도권 철도 관광객을 동해와 삼척으로 유입한다면, 강릉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해소하면서 동해안권 전체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 경북과 경남의 관광객에게도 여유로운 쉼을 즐길 수 있는 삼척과 동해는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
‘당일치기 기차 여행’의 성지 일본에서 강원 철도 관광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직접 JR 패스권을 이용해 오사카에서 나라와 교토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 사슴들의 고향이자 불교의 도시…나라 당일치기 여행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표 JR 간사이 패스를 이용해 오사카역에서 나라 역으로 이동했다. 나라는 일본 간사이 지방 소재지로 불교문화의 중심지다. 나라 공원은 ‘사슴’ 자체가 관광 콘텐츠다. 사슴을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킬러 콘텐츠로 작용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모인 나라 공원에서 이들은 주로 철도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나라 역에서 20여 분 버스만 타면 나라 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라 역 근처엔 나라 공원으로 향하는 버스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기도 했고, 관광 안내원을 배치해 관광객의 버스 승하차를 돕는 배려가 돋보였다. 버스 안 안내도 한국어 자막과 영어 음성이 같이 나오는 등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를 느낄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나라 공원에서는 수백 마리 사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슬로바키아에서 온 마케타(36) 씨는 “슬로바키아는 버스가 많아 처음에는 철도 이용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철도)여행을 다니면서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철도를 통해 교토에서 나라를 방문했는데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 김종현(28) 씨는 “JR을 타면서 조용하고 쉬면서 오는 느낌이라 좋았다. 일본 철도는 근교로 가는 노선이 많아 편하다”며 “주변 도시까지 방문할 수 있도록 철도 관광상품이 보편화되면 근교에 사는 것이 편리해지고 지역소멸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와 따로 나라에 방문했는데 조용한 소도시의 느낌이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도 철도를 통해 이러한 당일치기 여행을 자주 할 수 있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천년의 역사, 교토에서 찾은 철도 관광의 미래
다음날 고대 일본의 수도로서 천 년 이상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했던 교토로 향했다. 778년에 처음 세워진 유서 깊은 사원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청수사(기요미즈데라)를 방문했다.
교토역에서 버스를 타고 15분간 이동하고, 10여분간 사원을 향해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청수사는 웅장한 자연 속에 자리 잡은 목조 건물이었다. 노송나무 껍질을 이어 만든 일본식 지붕 양식인 히와다부키가 도드라진 사찰 지붕이 독특했다. 청수사의 특징인 본당에서 산을 바라보는 테라스는 빗속 풍경과 잘 어우러졌다. 역사 도시 교토의 청수사는 수학여행 온 일본인 학생들부터 한국·중국·서구권 관광객들로 붐볐다. 소원을 빌기 위해 재를 태우고 행운의 의미가 담긴 부적을 사면서 행복을 비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철도를 포함한 모든 관광의 핵심은 결국 지역만이 갖고 있는 정체성과 콘텐츠였다.
동해선 개통으로 강릉에서 경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철도로 교토를 찾은 관광객들을 만나 일본 철도 관광 경험에 대해 물었다.
이탈리아에서 온 안드레아(32) 씨는 “복잡한 철도 노선으로 헷갈리기도 했지만 기차를 타는게 훨씬 편했다”며 “좌석은 깨끗하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일본보다 철도 선택권이 적고 가격이 비싸다.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을 만큼 철도 여행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니콜라이(27) 씨도 “도쿄를 거쳐 가나사와 일대를 철도로 여행했다. 편하고 완벽한 경험이었다고 여긴다”며 “가격이 비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철도를 이용해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앞으로 부산과 서울을 2주 동안 방문할 예정인데 한국 철도 이용도 기대된다”고 했다.
일본 철도는 공통적으로 ‘비싼 가격’과 ‘복잡성’이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철도를 이용하면서 다른 대중교통보다 월등히 편리한 접근성과 편안한 서비스를 장점으로 들면서 비싼 가격이 ‘합리적인 경험’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또 복잡함도 막상 이용해 보니 ‘편안함’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관광객에겐 가격보다 어떤 관광 경험을 얻게 되는지가 더 중요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해선 역시 긍정적인 관광 경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 일본인이 바라보는 일본 철도
실제로 철도를 이용하는 일본인들은 자국 철도에 대해 어떻게 바라볼까. 이들은 철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일본 철도의 ‘편안함’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시민들 안에 자리 잡았고, 철도회사의 편안한 서비스가 연결돼 긍정적인 이용 경험으로 이어졌다. 철도 이용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어 가격 면에서 한계가 있었지만, 일본 철도가 구축한 ‘편안함’의 이미지는 절대적이었다.
효고현에서 기차를 타고 오사카역에 온 니시사마(21)씨는 “철도를 통해 교토와 이시카와를 여행하기도 했다. 가격은 비싸지만 불편함을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작은 도시끼리도 잘 연결됐기 때문에 근교까지 갈 때 철도를 통해 이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 때 철도회사와 관광객을 유치해 스탬프 관광을 하고 상품을 주는 의견을 나눈 대외활동을 한 적이 있다”며 “한국인들에게 효고현에서 가까운 아와지시마를 당일치기 여행지로 추천한다”고 했다.
오사카에서 거주하는 60대 하이타리 씨는 “신칸센을 타고 요코하마를 여행한 경험이 있다. 일본의 철도 가격은 타당한 편이라고 생각해 만족한다”며 “철도 강국이라는 점을 실감하며 젊은 사람들은 저렴한 특가를 찾아서 이용하기도 하지만, 정가로 철도를 이용해도 가격은 합리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교토에서 만난 나고야에서 온 하토시 가족은 “외국인들에게 철도 여행을 추천해 주고 싶다”며 “일본은 철도가 도착하는 시간의 정확성이 유명하다. 외국인들은 차가 없으니까, 제 시간에 맞게 도착하는 철도가 여행하는 데 좋은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도시까지 철도가 연결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다. 소도시까지 연결된 철도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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