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딸기 모종서 꿈 키우며 소득기반 탄탄하게 다져요

신정윤 기자 2025. 7. 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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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부를 만나다 ①
진영 '달콤한 도시농장' 서성현 씨

월소득 600만… 블루베리·양봉 겸해
체험 농장 6차 산업 접목 차별화
3개 시리얼 제품 OEM 방식 생산
하우스 건립 대출 규제 완화 필요
"꿈 연결 외국인과 무대 연기하고파"
'달콤한 도시농장'을 올해로 4년째 운영 중인 서성현 씨가 직접 재배한 딸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년 농민 3만 명 육성, 정부가 농촌 고령화를 저지하고 정주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내놓은 해법이다. 청년 창업 농업인 육성을 위해 정부는 지원을 쏟아부었지만 99만 9000 농가 중 40대 이하 농가는 5439세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농촌 고령화율이 높아지는 이때 청년농업인을 만나 성공 사례를 조명하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청년 농업인들은 농촌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들은 농촌 공동체를 살려 학교가 문을 닫지 않도록 하고 낙후된 이미지의 농촌을 개선시키는 첨병이 된다. 본지는 청년 창업농 중 특히 6차 산업을 겸하는 청년 농부를 만나 갓생을 이어가는 법을 들어 봤다.

청년 농부 서성현(40) 씨. 그는 김해 진영IC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농지를 개간해 시설하우스 5개 동을 지었다. '달콤한 도시농장'으로 명명한 농장은 딸기를 주 작물로 하며, 블루베리와 꿀 생산도 함께 하고 있다. 지난 14일 서 씨를 농장에서 만나 청년창농 현장을 탐방했다.

3개 농생산품 모두 달콤하다는 특징이 있어 네이밍을 '달콤한 도시농장'으로 정했다고 한다. 올해로 4년째 농장을 경영하는 그는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실소득이 매월 500만~600만 원에 달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도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중위소득이 278만 원인 것에 비하면 소득 수준이 웬만한 직장인보다 낫다. 게다가 6차 산업형 농가공 식품과 체험까지 겸해 탄탄한 소득 기반을 다지고 있다.

성현 씨는 딸기 농사를 주로 한다. 시설하우스 600평을 건립해서 2단 수경식 설향 딸기 재배를 한다. 전체 2만 주를 심었는데 수경식 재배는 딸기를 땅에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재배조를 올려 키우는 방식으로 재배 시에 허리를 굽혀 일할 필요가 없어 농업 노동력 절감과 함께 생산성도 배가 된다.

농업계에서는 요즘 '딸기 불패'라는 신조어가 있다. 금실 종 딸기는 전량 수출할 정도로 인기가 좋고 고소득 작물로 이름나 있다. 서 씨가 다루는 설향 품종은 가장 많은 농가에서 재배하는데 딸기 육질이 연해 수출하기는 힘들지만, 질병에 강하고 열매가 맺히는 기간이 길어 체험 농장으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성현 씨는 후계농도 아니고 농업을 공부한 것도 아니다. 배우가 꿈이었던 청년은 서울에 올라가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며 꿈을 키웠지만 실패를 맛보고 농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보고자 마음을 먹는다.
블루베리를 수확하는 서성현 씨.

"사투리가 잘 안 고쳐져서 그런지 서울 생활에서 고비를 많이 맞았습니다. 그저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에 체험 농업을 하며 사람을 만나보자는 생각에 은행 대출로 농지를 마련했죠. 청창농 제도로 농협에서 1.2% 저리로 대출받아 시설하우스를 지었습니다."

서 씨는 후계농이 아닌 탓에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꼈지만, 현재는 이를 극복해 냈다. 9월에 딸기 모종을 심고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지속적으로 수확하는 딸기를 통해 청년 농부의 꿈도 영글어 가고 있다.

젊은 농부인 만큼 스마트 농업 도입도 앞장선다. 수경재배시 1단 모종에는 일조량이 적어 수확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LED 등을 설치해 휴대폰으로 등을 켜고 끌 수 있도록 원격 조종한다. 일조량을 자동 분석하기도 하며 양액을 주는 횟수 또한 체계적으로 관리 조절한다.

서성현 농장주는 한여름철인 7~8월에는 블루베리를 수확한다. 서 씨는 이날에도 블루베리 수확에 한창이었다. 이번 주말에 체험 농장 실습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바질, 블루베리, 크림을 마련해 웰컴푸드(Welcome Food)를 내놓는다. 바질 위에 크림을 뿌리고 블루베리 열매를 올려놓는 게 전부인 이 요리는 바질 특유의 향과 달콤 시큼한 블루베리 맛이 달달한 크림 위에서 조화를 이뤘다.

"경남의 청년농은 전라도 지방의 대형 농지를 가진 농장주와 경쟁에서 이기지 못합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가가 비싼 지역으로 손꼽히는 경남이죠. 그래서 저는 체험 농장을 통해 6차 산업을 접목시켰습니다. 직접 딸기를 따 보는 체험을 하며 어린이들에게 농업의 소중함을 체험시키는데 큰 보람을 느낍니다"고 말했다.

체험 농장으로 연간 방문객 3000명을 유입하고 있다. 어린이 1인당 1만 원을 받는다. 성인들이 참석하면 팜파티를 열어 농촌다움이라는 체험 상품을 각인시키기도 한다. 라떼 만들기, 양봉캔들 만들기, 수제청 만들기 등 프로그램은 도시 생활의 스트레스를 잊게 하는 효과도 준다. 이처럼 진영읍에 도시인들이 유입되면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주변 소상공인들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데도 청년 농부는 기여한다. 진영 도시재생사업에 청년 농부로 참여해 농수산물 로컬푸드 판매를 맡았다. 올해는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함께 청년 농부와 함께 파머스 마켓 행사를 했다. 환경정화 플로깅 등 청년 농업인으로서 지역 사회를 위한 공헌에 앞장선다.
어린이들이 체험 농장에서 실습하고 있는 모습.

수확한 딸기는 주문자 상표 위탁 제작 방식(OEM)으로 초코링, 딸기링, 단감링 등 3개 시리얼 제품을 출시해 100% 국내산 시리얼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김해 온라인쇼핑몰 김해온몰에 직접 재배한 딸기 60% 함량의 딸기잼을 판매하기도 한다.

서 씨는 단순히 농업을 영위하고 소득을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 사회 공동체에 농업을 통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다양한 청년 활동을 통해서 지속 가능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SNS에 강한 점도 청년 창업농의 강점이다.

"제가 연기하는 꿈을 아직 버리지 못했습니다. 요즘 농업의 일꾼은 E-8 비자를 받은 외국인노동자들로 대체되고 있고 저희 농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김해가 외국인이 많은 도시인만큼 외국인 농업 일꾼들과 함께 저희 농장 앞에 작은 무대를 만들어서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농업과 문화예술의 결합이라고 할까요 하하."

서성현 농장주는 "처음에 딸기 농사를 지었을 때에는 기술이 부족했지만 한 해 한 해 작물들이 바뀌는 게 보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다들 농사하면 몸만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게 아니더라. 직접 부딪쳐 보니 기술도 필요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농작물은 노력한 만큼 보답해 주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달콤한 도시 농장 생산 딸기 50%는 공판장에 보내고 50%는 당근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한다. 농촌 체험 방문객들이 직접 사 가기도 한다.

서 씨는 청년 창업농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농지를 더 쉽게 빌리거나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 농장주는 "처음에 대출을 받기가 진짜 힘들었다. 땅을 사려고 하면 땅에 담보를 80%밖에 안 잡아 준다. 나머지 담보도 있어야 한다. 땅은 있는데 하우스를 지으려고 하면 담보가 있어야 한다. 땅을 빌리려면 담보가 없어서 힘들다. 농지은행에서 땅을 빌렸을 때 하우스 땅에서는 하우스를 못 짓게 한다. 청년 농부들이 땅을 쉽게 구하라고 만든 제도인데 막상 하우스 짓기가 힘들다. 농지은행이 임대하는 땅에도 하우스를 짓게 해주고 하우스 지을 때 대출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달콤한 도시농장은 매년 1회씩 아동양육시설 방주원에 200만 원어치 농수산물 기부를 하고 있다. 올해는 소방서에 기부할 예정이다.

끝으로 서 씨는 "경남에는 1차 생산품만으로는 힘들다. 다른 것을 접목해야 한다. 농촌의 텃세 또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섣부르게 열정만 가지고 덤비지 말고, 진짜 많이 돌아다니면서 2~3년간 준비한 뒤 일을 벌이기를 추천한다"고 청년 농부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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