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 시대와의 불화 겪는 한국 정당 - 박명호(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정은 2025. 7. 1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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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은 ‘민주주의의 생명선’이다. 정당 없는 대의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 작년 총선은 1987년 이후 무소속 당선자가 한 명도 없는 첫 총선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이 300석 중 283석이다. 2022년 지방선거의 광역의원 872석 중 양당이 862석을 차지한다.

정당은 권력의 성패를 결정한다. ‘윤석열 권력의 실패’는 여당의 기능 부전에서부터 출발했다. “삼권분립은 이제 막을 내려야 될 시대”라는 언급은 ‘이재명 권력의 민주당’을 상징한다. 개인화된 정당과 권력 종속의 여당은 ‘정당과 정치 그리고 권력의 연쇄 실패로 이어지는 필요조건’이다.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의 붕괴는 ‘정당 좌절’의 전조 증상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윤석열의 여당보다 나을지’ 우려하는 이유다. ‘정당의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당의 제자리 찾기’가 핵심이다. 집권 여당의 제 역할 회복 없이 한국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은 담보되지 않는다.

정당의 연구는 다양한데 첫째, 조직 차원에서 정당의 구조와 운영방식을 분석한다. 한국의 정당은 ‘간부정당, 카르텔 정당 그리고 선거전문가 정당’이다. 둘째,기능적 차원으로 정당의 역할과 기능을 분석한다. ‘포괄정당’이 대표적이다. 셋째, 체계의 차원으로 정당 간 상호작용과 정당 체계의 특성을 분석한다. ‘경쟁적 정당체계, 양당제와 다당제’ 등으로 분류하는데 한국 정당은 포괄정당으로 다당제의 경쟁적 양당제다.

최근 연구의 방법론적 측면에서 거시적+미시적 접근의 융합이 등장한다. 정당의 역사적 맥락과 구조적 요인을 분석하는 거시적 입장과 개별 정당의 조직과 행태를 분석하는 미시적 접근의 결합이다. 연구의 적실성을 높이려는 노력이다. 전통적 정당 연구의 제도와 구조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있다. 정당의 내부 문화와 조직 행태에 주목하는 ‘정당 문화론적 접근’이다. 한 정당의 문화가 그 정당의 행태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이다. 예를 들면 정당 엘리트와 당원 수준의 조직 문화와 행태를 설명하고 계파와 이념적 분화 등을 설명한다.

정당 민주주의 또는 당내 민주주의도 다양성과 함께 중요한 관심 대상이다. ‘당직과 공직후보 선출 과정의 민주성과 당내 의사결정구조의 성격 그리고 당내외 계파갈등의 양상’ 등이 초점이다.

한국의 정당 문화 연구는 아직까지 간접적이다. ‘당원 충원 방식과 조직 효용성 분석’은 공개된 당원 수와 실제 유효당원 사이의 큰 차이를 발견한다. 당원 충원이 주로 선거 입후보자를 매개로 한 동원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 연구에 따르면 정당 엘리트의 의사결정과정의 주도성이 관찰된다. 진보정당에서조차도 ‘권위주의적 운동문화가 정당 내부로 이전되어 당원 주도형 제도가 사문화’되었다고 한다. 성 평등 차원에서 한국정당의 조직문화 분석도 있다. 정당 사무처의 남성 중심적 조직 문화가 여성 당직자의 정치 세력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여성 당직자들이 남성 중심적 조직 문화로 부서배치 차별과 인맥 형성 소외 경험 등을 확인한다.

한국 정당의 조직 문화와 행태는 첫째, 중앙당 중심의 위계적·집중적 구조로 정당의 주요 의사결정은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둘째, 당보다는 ‘후보자 개인’에게 충성하는 인물 중심적 문화와 당원의 수동적 참여다. 당의 신뢰와 충직함보다는 ‘공천권’이라는 교환 관계를 매개로 한 인물 중심의 충성 문화가 지배적이다. 셋째, 남성 중심적 인사구조와 계파 문화로 여성·청년·소수자 당직자들의 문화적 소속감과 의사결정 참여가 제한적이다.

‘빠른 추격자’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하는 대한민국 공동체는 정당이 시대 변화와 그 흐름에 적응하기를 요구한다. ‘자율과 책임의 극대화와 다양성 제고’가 시대의 방향이다. 정치적 책임감과 공동체 우선의 공적 마인드는 전제조건이다. 과연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시대와의 불화를 넘어설 수 있을까!

안정은 기자 aje322@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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