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 경제포럼 제5기]10강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중소기업 육성 통한 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한국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 해결의 핵심 열쇠로 '동반성장'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6일 오후 경남일보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5기 경남일보 경제포럼 10강 '한국경제 어디로 가야 하나' 주제 강연에서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과 함께 남북 경제협력의 중요성까지 강조하며 한국 경제에 대한 방향을 모색했다.

◇한국 경제 진단, 성장 둔화와 심화되는 양극화
정 이사장은 "한국이 인구 5000만 명,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세계 7대 경제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영삼 정부 이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등 역대 정부를 거치며 초기 6%대 성장률에서 매 정부마다 1%씩 떨어져 장기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고 지적하며 "이는 상위 10%가 국부의 47%를 차지하는 심각한 소득 불균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동반성장은 시대정신, 양극화 해소책은 상생과 분배
정 이사장은 "한국경제의 문제점으로 재벌 중심, 수출 주도, '선 성장 후 분배'라는 불균형 성장 전략이 4대 기업 중심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이로인한 중소기업 간의 수직적 불공정 관계를 고착화시키고, 결국 소득과 자산 양극화 및 성장 부진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가 고착되면서 많은 국민이 고용과 소득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불공정거래를 감수해야 하는 위치로 전락했다"며, "이러한 기업 양극화가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와 성장의 부진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반성장을 "같이 성장하고 함께 나누자는 사회"로 정의하며, "경제 전체 규모를 키우되 분배의 규칙을 조금 바꿔 부자와 경제적 약자 모두 성장의 과실을 가져가되, 경제적 약자의 몫이 조금 더 크게 하자"고 말했다.
이어, 동반성장의 핵심이 되는 '낙수효과'와 '분수효과'의 선순환구조를 강조했다. 낙수효과는 대기업의 상황이 좋아지면 관련 중소기업도 함께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고, 분수효과는 저소득층 소비 증가가 기업의 생산 투자로 연결돼 경기가 좋아지는 효과를 말한다.
정 이사장은 "과거 한국경제는 낙수효과만을 강조하다가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면서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개혁과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분수효과를 통해 내수를 확대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고용과 부가가치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성장 늪 탈출 위한 3가지 정책
정 이사장은 "현재 한국경제의 경기침체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단했다"며 "단기적으로 △초과이익공유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정부 사업의 중소기업 직접 발주 등 '동반성장 3가지 정책'을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대기업이 수익을 많이 올리면 그 중 일부 수익을 중소기업으로 돌려 기술개발, 해외 진출, 고용 안정을 돕자는 것"이라며, "이는 흔히 말하는 반시장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 할리우드 영화산업 등 자본주의 국가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 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식축구의 성공을 예로 들면서 "구단 간 수익 불균형을 최소화하고 모든 구단의 전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리그 전체가 상승효과를 냈다"면서 "이익의 공유는 양보와 혁신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적합업종을 선정해 대기업의 무차별 확장을 막고,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조달에서도 일정 비율을 중소기업에 발주함으로써 중소기업이 자본, 인력,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러한 3가지 정책이 대기업의 돈을 중소기업에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 투자·생산·소득·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경기침체를 완화하고 성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장기적인 중소기업 육성과 사회·교육 혁신
정 이사장은 경제 불평등 완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 육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 임금 격차를 줄이고 복지후생을 지원해야 한다"며, "특히 지역 중소기업과 연계한 취업 조건부 장학금 지급은 지역 중소기업 육성과 인재 유출 방지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혁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연구개발(R&D)자금 배분도 중소기업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정착을 통해 중소기업이 창출한 성과가 중소기업에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며, "어음 결제, 납품가 후려치기, 기술 탈취 등 불공정을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 사회 전체의 혁신을 위해 교육 혁신도 강조했다.
그는 "질적으로 성장이 둔화된 대학 교육은 대학의 숫자와 규모를 줄여 양질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며, 특히 "학생들의 심신을 건강하게 기르고, 창의력을 함양하며, 다양성을 포용하는 교육을 통해 미래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반성장, 한국경제의 희망…남북경제협력도 재건해야
정 이사장은 "자본주의의 위기는 '자유로운 경쟁'만을 강조하고 '공정한 조정'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동반성장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것이자 개인과 사회가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가치"라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 글로벌기업경영에서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는 "'주주의 이익'과 함께 '관련자들 모두가 수혜를 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기업은 눈앞의 이익만 보지 말고 사회 발전에도 기여해 선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 창출과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CSV(공유가치 창출)'"라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궁극적으로 CSV, 즉 동반성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동반성장은 경제적 약자와 함께하며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라고 역설하며, "이를 정책에 잘 활용하면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나아가 과거 개성공단처럼 남북 경제협력을 재건해 동반성장의 가치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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