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자세히 들여다보세요…지나쳐온 당신의 진심을[책과 삶]
김소영·홍아란·박하람 지음
딸세포 | 336쪽 | 1만8000원

이 책은 딸이 쓴 엄마의 이야기다. 김소영, 홍아란, 박하람 등 세 명의 1990년대생 딸이 각각 자신의 엄마인 최숙희, 우정아, 박경화의 삶을 기록했다. 엄마가 딸에게 자신의 생애를 들려주면, 딸이 그것을 있는 그대로 타이핑하되 딸의 시선에서 부연 설명을 다는 형식이다.
세 엄마의 삶은 다르다. 어린 시절도, 결혼 이후의 삶도, 딸과의 관계도 모두 다르다. 그런데 참 닮았다. 이들은 모두 생계부양자였다. 슈퍼를 하고, 옷 가게를 열고, 심지어 집에서 방 한 칸을 꾸며 피부 관리숍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그 돈으로 자식을 먹이고 입히고 길렀다.
남편들은 하나같이 무심했다. “여자가 벌면 얼마나 번다고.” 그들의 노동을 평가절하했다. 그래서일까. 엄마들은 자신의 삶을 깎아내리는 데 익숙했다. 자신이 겪은 고통마저 ‘견딜 만한 것’이라고 축소했다.

엄마는 딸과 인터뷰하며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과 마주하게 된다. 과거를 회상하다 서러움이 북받쳐 딸과 함께 엉엉 운다. 스스로에게 숨긴 자신의 진심을 알게 되기도 한다.
손주 돌봄노동에 지친 엄마는 ‘손주가 어리니까’, ‘밖에서 일하는 것보단 애 보는 게 낫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자신마저 속인다. 그러다 인터뷰 말미 이같이 말한다. “나도 우리 집에서 살고 싶지, 그 집(아들 집)에서 살고 싶냐.”
엄마의 희생으로 자란 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엄마의 희생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나는 엄마가 엄마만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해보지만, 엄마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세 명의 엄마에게서 ‘우리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곤 반가움과 먹먹함이 동시에 찾아온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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