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은 어쩌다 걸작의 탄생이 끊겼나[낙서일람 樂書一覽]
존 마우체리 지음 | 이석호 옮김
에포크 | 420쪽 | 2만5000원

<전쟁과 음악>은 작곡을 전공한 미국 지휘자 존 마우체리가 쓴 음악 서적(樂書)이다. ‘대중음악계는 끊임없이 히트곡을 양산하는데 왜 클래식 음악계는 20세기 초 이후로는 들을 만한 곡을 내놓지 못하는가’라는 저자의 오랜 의문으로부터 이 책이 탄생했다.
저자는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진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를 지목한다. 먼저 히틀러와 무솔리니 같은 20세기 유럽의 파시스트들이다. 특히 히틀러의 잘못이 크다. 히틀러가 독일의 유대계 작곡가들을 배척하면서 당대 가장 뛰어난 작곡가들의 음악이 독일의 공연장에서 사라졌다. 아르놀트 쇤베르크,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 쿠르트 바일 같은 당대 최고 작곡가들은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저자의 다음 표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유대계 작곡가들과 그 제자들은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할리우드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저자에 따르면, 영화야말로 바그너가 꿈꾸었던 음악극의 이상을 구현한 예술이다. 그러나 소련이 이념적 이유로 퇴출한 난해한 아방가르드 음악을 서구 음악계가 공산권의 대항마로 내세우면서 영화 음악은 질 낮은 음악으로 격하됐다. 대신 평론가들은 아방가르드를 현대 음악의 정전 목록에 올렸고, 그 결과 현대 음악은 관객들이 즐길 수 없는 음악과 동의어가 돼버렸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진지한 음악’과 ‘대중음악’의 이분법을 버리고 비디오 게임에 사용되는 음악의 새로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극히 새로운 상호 소통적 클래식 음악의 함의를 포함한, 바그너의 유도동기 이론의 21세기식 확장판이 곧 게임 음악이기도 한 것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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