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12년만에 ‘감액 추경’ 왜?… 부동산 세수 급감 ‘취득세 직격탄’
기조실장 ‘이례적 입장 표명’
새 정부 추경 연계 재원 마련 압박
‘6·27 대책’ 주택 매매 둔화 가능성
민생회복 소비쿠폰 3500억도 원인
도청 내부 동요에 커뮤니티 양해 당부

경기도는 2025년 제2회 추경 편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이번 추경의 방향을 새정부 추경과의 연계, 그리고 세수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설정했다. 도는 현재 올해의 세입·세출 전망을 바탕으로 감액 추경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집행이 부진한 사업 예산은 물론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 등도 조정 대상이다.
■ 부동산 대출 규제 세수 감소 직격탄
경기도가 12년 만에 감액 추경을 추진하는 주요 원인은 ‘세수 감소’로 꼽힌다. 특히 최근 불이 붙었던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새정부가 발표한 ‘6·27 부동산 대책’이 도세 징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도세 징수액은 약 7조원으로, 올해 예측 세입 대비 43% 수준이다. 통상 세입 규모는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더 많이 걷히는데, 이 경우 올해 지방세 수입이 예측 세입 만큼 걷히지 않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도는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방안도 세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도권이나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기 위해 받는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로 제한했는데, 이런 조치가 도내 주택 매매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택 매매의 감소는 도세 징수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부동산 거래 경기 악화로 경기도의 경우 2022년을 기점으로 도의 도세 징수 상황은 하락세를 겪어왔다.

■ 소비쿠폰 등 정부 추경 대응도 영향
정부 추경에 따른 재원 마련도 경기도의 재정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최근 경기 부진과 민생 회복을 위해 제2회 추경안을 편성했고,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31조8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이 통과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을 위한 경기도(사·군 포함)의 지방비 부담분은 약 3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재원 마련을 위해 세출 구조조정이 추진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지방채 발행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지방채 발행 시, 재정안정성에 대한 지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지난 6월 도의회를 통과한 제1회 추경안 편성 당시 예산 확보를 위해 지방채 1천8억원 추가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도는 김동연 지사의 ‘확장 재정’ 기조에 따라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며 19년 만에 지방채를 발행하기도 했는데, 민생회복 소비쿠폰 재원 마련을 위한 지방채 발행 시 도의 부채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 동요하는 경기도, 기조실장 이례적 입장표명
경기도가 12년 만에 감액 추경을 추진하자 도청 내부도 동요하고 있다.
현재 실국이 추진중인 각종 사업에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허승범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16일 경기도청 내부 커뮤니티에 ‘2025년 제2회 추경 관련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직원들에게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기조실장이 내부 커뮤니티에 직함을 밝히고 직접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허 실장은 게시글에서 “제2회 추경 추진 일정과 관련해, 각 실국의 협조를 요청드리는 과정에서 일정 통보가 갑작스러웠고, 충분한 준비시간을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동료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함께 준비해야 하는 일인데, 충분히 소통이 이뤄지지 못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2차 추경은 단순한 예산 조정을 넘어서는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세입 측면에서는 본예산에 반영했던 세입전반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취득세 비중이 큰 경기도 재정에 더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부서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촉박한 요구로 받아들여지실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9월 임시회 자체가 당초 추경을 전제로 한 일정이 아니었기에, 전체 일정이 더욱 촉박해진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규준·김태강 기자 kkyu@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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