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물이…” 광주 상습 침수구역 물난리 되풀이
가구 등 젖고 상인 발목까지 차올라
차량 바퀴도 잠겨…북구청 사거리도
공무원 등 차수판 설치 불구 역부족

17일 정오께 광주 남구 백운동 일대에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물이 도로 빗물받이를 넘어 인도는 물론 상가 안쪽까지 들이쳤다.
특히 건물 지하층에 위치한 상가에는 물이 더 빠르게 밀려들어 상인들은 바가지와 쓰레받기, 빗자루를 들고 물을 퍼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내부는 이미 물에 잠겨 의자와 가구 등 집기에도 물기가 흥건했다.
인근 백양로 일대는 도로와 인도의 경계가 사라질 정도로 물이 불어났고, 차량 바퀴가 잠기거나 도로 위에 멈춰 서는 상황도 벌어졌다. 빗물이 발목까지 차오르면서 행인들의 신발과 바지도 흠뻑 젖었으며 더 이상 갈 길을 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거나 우회했다.
현장에 출동한 남구청 직원들은 배수로 막힘 여부를 점검하며 이동식 차수판과 모래주머니를 설치하는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지만, 이미 침수 피해를 입은 상인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상인 황모(70)씨는 “10년 넘게 장사했는데 비만 오면 늘 이 모양”이라며 “지난해도 피해를 입어 보상 받았지만, 물을 빼고 인테리어를 다시 하느라 몇 배는 더 들었다. 요즘은 비 예보만 들어도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 김모(60대)씨도 “하수도는 항상 역류하고, 장사하는 사람들만 피해를 본다”며 “큰 비가 온다고 하면 가슴이 철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비슷한 시각 북구 용봉동 북구청사 앞 도로도 폭우로 물이 넘치면서 차량 3대가 침수됐다. 성인 기준 무릎 높이까지 물이 불어나 차량에 타고 있던 시민들은 창문을 열고 탈출했고, 인근 주민들도 높은 건물로 긴급히 몸을 피했다.
북구청 사거리와 효죽공영주차장 앞 도로에서는 트럭 2대가 물에 고립됐으며, 시동이 꺼진 차량 주변으로 소방대가 출동해 긴급 조치를 벌이는 등 도심 곳곳이 아수라장처럼 변했다.
특히 북구청 직장어린이집에서는 현관 앞까지 물이 차오르자 원생과 교사, 관계자 등 60여명이 급히 건물 4층으로 대피했다. 당시 등원 중이던 원생들은 자칫 고립될 뻔했지만, 평소 훈련 덕분에 교사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이동하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교구와 집기가 젖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북구 문흥동성당 인근 주택가와 골목길에도 빗물이 도로 위로 넘쳐 흙탕물이 쏟아지며 주민들의 통행이 제한됐다.
동구에서는 계림동 광주고등학교 주변 인도와 도로가 갈라졌으며, 남구 월산동의 한 빈집에서는 담장이 무너졌다. 다행이 이들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담양군 담양읍 일대에서는 오후 1시30분께 정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기습 폭우로 광주 시내 전역에서 피해가 속출하면서 시민들은 저지대 침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남구 관계자는 “지하에 설치된 하수암거(인공 수로)를 통해 물이 빠지는 속도보다 비가 쏟아지는 양이 많아 넘침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비상 3단계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고, 전 직원의 절반 이상이 대기해 현장 안전 확보와 추가 재산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전남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도 단축 수업을 했으며, 일부는 휴업하기로 했다.
광주 유치원 1곳·초등학교 1곳·중학교 3곳·고등학교 4곳은 단축수업을 하고 학생을 조기 귀가시켰다. 18일 단축수업을 예고한 학교는 오후 5시 기준 고교 2곳·중학교 3곳이며, 유치원 1곳은 휴업하기로 했다.
전남에서는 곡성 지역 초등학교 1곳이 단축수업을 했으며, 18일 임시휴업하기로 한 학교는 담양의 중학교 1곳이다.
시·도교육청은 집중호우 발생에 따른 대책회의를 열어 학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에 나섰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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