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 아닙니다, 인천입니다” 인천국제공항 명칭 이제는 바로잡자

많은 사람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하여 여행을 다닌다. 여행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듣는 비행기 기내 방송은 이렇게 나온다. "곧 서울에 도착하겠습니다." 비행기는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지만, 공항 이름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른 도시의 이름이 나온다. 항공권 예약 시스템과 항공정보간행물(AIP),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홈페이지에도 '서울'이라는 도시명이 먼저 등장하고, 인천은 뒤따라오는 부차적인 곳이다. 그러나 분명히 인천국제공항은 서울에 있지 않다. 인천광역시 중구에, 그것도 영종국제도시에 자리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인천의 공항'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하여 많은 이의제기를 하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한 지리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과 위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상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자리 잡은 인천국제공항이 여전히 '서울공항'처럼 불리는 현실은, 인천의 국제적 인지도를 왜곡하고, 나아가 인천의 독자적 정체성과 브랜드 가치를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하여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의원이던 시절인 2016년부터 청원하였고, 맹성규 의원이 국회에서 도시명 표기 변경에 대한 국감질의를 하였으며, 인천시가 2024년부터 국토교통부에 변경 요청을 하였다. 그러나 아직 국토부는 묵묵 부답이다.
인천은 서울 관문이 아니고 대한민국 전체의 관문이다. 조선의 문을 연 대표적인 개항도시였고, 지금은 송도국제도시, 경제자유구역, 강화·영종·청라로 이어지는 해양문화의 중심축으로 역동적으로 변화 중인 한국 제2의 도시다. 인천만큼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품은 도시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얼굴이자 관문인 국제공항의 정체성이 '서울'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국토부를 비롯한 항공 당국은 이제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응답해야 한다. 항공정보간행물 표기, 기내 방송, 예약 시스템, 각종 외국어 안내문에서 '인천'이라는 지명이 분명하고 먼저 나타나도록 개선해야 한다. 물론 관행상 국제항공노선에서는 수도권 도시명을 함께 적는 예도 있다 그러나 'Seoul/Incheon'이 아니라 'Incheon/Seoul'이어야 한다. 공항의 이름은 그 지리적 위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인천이 공항이 있는 곳의 주인인데 왜 인천이 뒤에 있어야 하는가.
실제로 일본의 나리타공항도 처음에는 '도쿄-나리타'로 불리며 혼선을 빚었으나, 지금은 '나리타(Narita)'라는 고유명으로만 불리고 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한 공항' 역시 지역명을 앞세워 한(Hahn)공항으로 불리면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왜 인천은 안 되는가? 그래서 우리는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얼굴이자 세계와 만나는 창이고, 동시에 인천 시민 모두가 함께 이름을 지켜낸 자부심의 산물이다. 1996년 인천시민들로 이루어진 '인천국제공항 명칭 제정 추진위원회'는 60만 명의 인천시민의 서명을 받아서 '인천국제공항'의 이름을 결정지었다. 이제는 그 이름이 정확히 불려야 할 때다. 정부와 국토부는 항공 관련 명칭과 안내 체계 전반에서 '인천'이라는 지명을 정당하게 표기하고 사용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라. 인천국제공항의 명칭은 단지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존엄과 미래의 문제이다.
이제 인천국제공항에 대하여 인천의 이름이 명확히 사용되어야 한다. 인천이 주인인 공항에서, 인천이라는 이름이 가려지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인천시민들이 나서서,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인천국제공항의 이름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이제 시민들과 함께 그 추진 운동에 나서 마칠 때가 되었다.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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