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권’ 대신 ‘나·윤·송·장’ 아웃?…‘윤희숙표 혁신안’에 野 내홍 조짐
친윤계 “내부총질 하루도 끊이지 않아”…친한계 “감정적인 발표” 반발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대선 이후 당 내부를 향한 무차별 내부 총질이 하루도 끊이지 않는다" (나경원 의원)
"선거 때만 쓰고 버리는 것이 국민의힘의 혁신이라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장동혁 의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 주류 인사를 겨냥해 용퇴를 촉구하자 당이 극심한 내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친윤(親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오발탄' '내부 총질'이라는 반발이 나온 데 이어 친한(親한동훈)계에서도 '생뚱맞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다. 인적 쇄신에 불을 지핀 윤 위원장은 당 비상대책위원들로부터 "'다구리'(몰매)를 당했다"는 입장이다.

"당 혜택 많이 받은 건 '중진'…혁신을 면피 수단 삼아"
윤 위원장의 인적 쇄신안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왔다. 그는 "인적 쇄신 1차분"이라며 "과거와의 단절에 저항하고 당을 탄핵의 바다에 밀어 넣고 있는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송언석 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위원장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현재 혁신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 과거 잘못뿐 아니라 현재 관점에서 사과하지 않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또 "국민과 당원에게 계엄은 악몽"이라며 "그간 당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중진이라는 분들이 혁신을 면피 수단으로만 삼으면서 실제로는 과거로의 회귀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14일 윤상현·장동혁 의원이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선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초청한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윤 위원장은 친한(親한동훈)계를 향해서도 일침을 날렸다. 그는 "똑같이 절망스러운 것은 지난 3일 간에도 계파싸움이 계속됐다는 것"이라며 "3년 전에는 친윤 계파가 등장해 당 의사결정을 전횡하더니 소위 친한이라는 계파는 지금 '언더 73'이라는 명찰을 달고 버젓이 계파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이 망해가든 말든 계파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사익 추구 정치 때문에 당이 망할 것 같아 당헌에 계파 금지 원칙을 박아 넣은 게 불과 두 달 전"이라며 "당헌 제8조 3항은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이 당내 자율성과 자율경쟁 훼손을 금지하고 있지만, '언더 73'과 '언더 찐윤' 등 당헌이 금지하는 불법 계파조직이 아직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분들에게 주적은 민주당 아닌 '동료의원'과 '지지층'"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프레임처럼 탄핵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계엄을 옹호한 것으로 몰아 법적 책임을 이야기하고, 사과를 종용하고, 거취를 결단하라고 한다"며 "대선 이후 당 내부를 향한 무차별 내부 총질이 하루도 끊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은 "대한민국의 주적이 북한이 아니라는 민주당 장관 후보자들처럼, 어떤 분들에게 주적은 민주당이 아닌 동료의원과 자당 지지층인 것 같다"고 윤 위원장을 직격했다.
장동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무작정 여기저기 다 절연하자고 한다"며 "선거 때는 도와달라 사정하고, 선거 끝나면 내쫓고, 소금 뿌리고, 문 걸어 잠그고, 얼씬도 못하게 한다. 그것을 '혁신'으로 포장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마음 떠나간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더니 거취를 표명하란다"며 "윤희숙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고 덧붙였다.
친한계에서도 윤 위원장의 혁신안이 '생뚱맞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을 건너뛰고 쇄신 대상을 지목했다는 이유에서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뉴스1TV '팩트앤뷰'에 출연해 "(혁신안이) 즉흥적으로 느껴졌다"며 "국민들이 요구하는 책임자 이름이 너무나 각인돼 있다.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장터에서 물건을 나열해 놓고 '이게 다 좋은 물건들입니다'라고 장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혁신안을 발표한 다음 날 윤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비대위원들로부터 "다구리", 즉 몰매를 맞았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에서 별말 없었나'라는 질문에 "비공개 때 있었던 얘기니까 그냥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답했다. '다구리'는 여러 명이 한 명을 집중 공격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윤 위원장을 향한 불만이 쏟아졌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은 "어제 혁신위원들에게 확인해 보니까 누구와도 공유한 게 없다. 본인이 개인 자격으로 (혁신위를) 대표한 것을 지적한 것인데 그것을 다구리라고 표현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며 "인사청문회 시즌이고 화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인데 굳이 왜 이 타이밍에 발표했느냐는 불만이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 본인 개인 의견이라고 이야기하고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혁신위원장 자격으로 말한 것으로 비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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