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성일 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2025. 7. 1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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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수요예배를 드리는 중이었습니다. 설교를 마치고 기도를 하려고 하는데 강단 위에 하얀색 봉투가 하나 보입니다. 아마도 누군가 감사 헌금을 하신 듯합니다. 그래서 감사 헌금을 위하여 기도하려 봉투를 살펴보았는데 삐뚤빼뚤 찐하게 이렇게 써있는 것입니다.

'벌을 주서서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아래쪽에 이름이 적혀 있는데 연세 많으신 할머니 성도님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순간 마음이 턱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왜냐하면 할머니 성도님이 교회에 나온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고 믿음도 그리 성숙하지 않았기에 감사헌금 봉투에 쓰인 감사내용이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 어떻게 기도를 해야할지 그 할머니가 받은 벌은 도대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고난인지 또 어떤 벌인지 진행형인지 과거형인지, 기도를 하면서도 어떻게 기도를 했는지도 모를 만큼 마음과 생각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기도를 하고 예배를 마쳤습니다. 도저히 그냥은 지나칠 수 없어서 성도들이 함께 있었지만 그래도 조용하게 지나가듯 편안하게 물었습니다.

"음~ 혹시 어려운 일 있으세요~? 안 좋은 일이 생기신 거예요~?" 
그랬더니 할머니는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며 무슨 얘기를 하냐는 듯 
"아니 없는데유~~" 
아마도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아서 직접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아니 헌금 봉투에 벌을 주셨다고 해서 집안에 무슨 큰일이 있나 싶어서요~"
그랬더니 할머니는 저를 이렇게 쳐다보면서 아하 하는 눈치로 큰 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 교회 전체가 빵 터졌습니다.

"아~그 벌은 여왕벌 인데유~~!!" 
이제는 제가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옆에 권사님이 보충 설명을 하십니다. 양봉을 작게 시작했는데 그럴려면 여왕벌이 필요한데 그 여왕벌이 들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불편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한참을 할머니들과 함께 웃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아직까진 집안에 큰 고난으로 감사헌금을 드린 사람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감사에 대한 오해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감사라는 것이 좋은 일이나 좋은 것에 대한 마음의 감정이나 기분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성경은 모든 일에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씀합니다. 

감정이나 기분의 표현이 감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똑같은 일로 마음은 얼마든지 감사와 불평을 변덕스럽게 쏟아내지만 감사는 의지와 결단 그리고 믿음으로 하는 어떤 상황에도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죽음의 고통속에서 순교자가 드리는 감사는 기분이나 감정이 아닙니다. 믿음입니다. 감사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모든 것을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벌이 여왕벌이든 고난의 벌이든 내 마음의 감정이 아닌 믿음의 고백인 감사가 범사에 충만하시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딤전4:4)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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