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7] ‘아시아의 할리우드’꿈꾸는 인천, K-콘 랜드

인치동 기자 2025. 7. 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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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넘어 ‘소프트 콘 전쟁’ K-콘텐츠는 끄떡없다

'트럼프 2.0시대'의 화두는 관세다. 미·중(G2) 패권 경쟁으로 등장한 '관세전쟁'으로 전 세계가 혼돈 상태다. G2를 상대로 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절실하다. 관세전쟁의 파고를 넘어 국경이 없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은 무엇일까? 'K-콘텐츠산업'이 주목받은 이유다.

정부도 K-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한 글로벌 4대 강국 도약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천 역시 영종·청라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K-콘-랜드(Con Land)' 사업을 발표했다. 

기호일보는 K-콘텐츠, 관광, 문화, 첨단산업이 융합된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목표로 한 K-콘 랜드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점검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한국은 어떻게 문화 강국이 됐나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월 21일 K팝과 K드라마, K영화, K뮤지컬에 이어 K뷰티 및 한식까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문화의 전성기를 조명했다.

NYT는 '한국은 어떻게 문화 강국이 됐나. 그리고 그 다음은' 제하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류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화장품과 음식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유·무형 상품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0년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토니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문화가 해외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웠다고 전했다. 

K팝의 간판 스타 방탄소년단 구성원들이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재결합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 '아미'를 중심으로 달아오르고 있으며, 걸그룹 블랙핑크도 이달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더불어 넷플릭스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오징어게임'도 시즌3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한류가 바야흐로 활짝 꽃피고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

한국 문화 및 소프트파워 확산의 선봉장인 'K-콘텐츠'는 전 세계 한류팬 수가 2억2천500만 명으로, 10여 년 전에 비해 24배 이상 증가하는 등 '한국 침공(Korea Invasion)'이라는 새로운 문화현상을 만들었다. 특히 K-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은 경제·문화 영역을 넘어 국가 브랜드 제고 및 소프트파워 향상 등 정치·외교 영역으로까지 점차 확장 중이다. 

#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 'K-콘텐츠산업'

NYT의 보도처럼 한류를 중심으로 한 K-콘텐츠산업은 저성장 고착화에 빠진 한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조건을 갖췄다고 정부는 봤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콘텐츠산업은 2027년까지 3조3천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며, 국내 콘텐츠산업은 세계 콘텐츠 성장률(4.5%)을 웃도는 6% 성장을 전망했다.

2022년 기준 국내 콘텐츠산업 규모는 151조 원에서 2027년 약 200조 원(연평균 6.0%) 규모로 성장하는 등 K-콘텐츠와 타 산업 간 융합 및 동반성장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관계 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제3차 콘텐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 글로벌 콘텐츠 4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K-콘텐츠 복합문화단지 및 콘텐츠산업 30년을 이끌 메가 비전 마련과 5조 원대의 콘텐츠 정책금융 공급, 세계 콘텐츠 4대 강국 도약을 위한 추진 체계 개편을 통해 K-콘텐츠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한 미래 콘텐츠산업을 선도할 신기술 및 IP 지원과 중소·지역 콘텐츠기업 육성을 통한 탄탄한 산업 기반 조성으로 2027년까지 74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K-콘텐츠 소비를 넘어 전 세계인의 일상 문화 속으로 파고들도록 K-콘텐츠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K-콘텐츠와 연관산업 동반성장을 통한 수출 확대 및 K-콘텐츠 위상에 맞춘 저작권 보호 체계 구축으로 K-콘텐츠가 글로벌 주류 문화로 도약할 전략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초 유정복 시장과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이 미국 출장에서 MBS그룹 제이슨 해리튼 최고자산책임자 등과 K-콘 랜드 조성사업 투자의향서를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인천공항경제권 중심의 K-콘 랜드 조성사업, 글로벌 콘텐츠 4대 강국 도약의 '마중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청라·영종 경제자유구역에 K-콘텐츠의 생산과 소비, 관광산업이 융합된 'K-콘 랜드(K-Con Land)' 조성을 구상 중이다. 대상지로는 영종·용유·무의 4곳, 청라 2곳 등 공항경제권을 염두에 뒀다. 

청라영상문화복합단지(SOM CITY)는 K-콘텐츠와 관광이 융합된 영상문화 복합클러스터로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K-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하나의 공간에서 이뤄지고, 테크기업의 뛰어난 영상 디스플레이 및 특수효과 기술을 활용해 버추얼 콘서트 등 첨단기술이 꽃피는 미래형 복합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영상·미디어 기업들과 투자 협의도 진행했다. 올해 초 유정복 인천시장은 미국 출장에서 K-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 영상·미디어업체 대표 등 4개 기업 관계자들과 협약을 체결했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스튜디오 개발 및 운영 기업인 'MBS그룹'은 사업참여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 기업은 세계적인 콘텐츠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제작과 스튜디오 기반 대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우선 K-콘 랜드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지난달부터 올해 말까지 인천연구원에 위탁해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수행하도록 했으며 스튜디오 증설 및 로케이션 매니저 등 전문인력 양성, 교통 통제 등 행정 지원 체계까지 종합적인 보완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K-콘 랜드 사업은 특히 중앙부처 및 산업은행(KDB)과 연계해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 회장과 인천시장 간 협의를 통해 300억 원 규모의 투자펀드 조성을 목표로 문화 분야 투자를 제안해 산업은행과 제안서를 공유하고 기업설명회(IR)를 준비 중이다.

특히 K-콘 랜드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 외국인 투자유치 프로젝트 상품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 5천300만 원을 확보하는 등 총 7천600만 원을 들여 투자유치 전략 수립 용역을 다음 달 발주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K-콘 랜드를 미국 할리우드와 같은 글로벌 문화 콘텐츠 제작 허브 구축을 통해 '아시아 할리우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천공항경제권에 서울 상암동 등 기존 시설과 공항 및 수도권 접근성을 고려한 최적의 거점 구축, 청라 지역을 제작 허브로 만들어 제작비용 절감 및 효율적인 콘텐츠 제작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청라에 상암동, 버뱅크(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 같은 글로벌 제작 허브를, 인천공항 근처에 아레나 및 실내외 공연장(아바 보야지 같은 첨단기술이 결합된 버추얼 콘서트), 인력 육성 거점 및 AI 등 기술 집약, 통신 네트워크 등 기술 관련 기업을 집적화하겠다는 복안이다. 

# K-콘 랜드 사업의 성공 조건

영종·청라 등 인천공항경제권을 중심으로 한 K-콘 랜드 사업의 안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정부의 지원 및 글로벌 영상·미디어기업 유치 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두를 던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로 글로벌 제조업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영상·미디어기업 유치를 위한 경쟁국 간 인센티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한국에서도 해외 수준의 촬영 지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할리우드 제작 환경 변화로 아시아, 특히 한국의 영상 제작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인천공항경제권을 영상 제작 거점으로 구축해 제작 지원 및 창작 기업 유치, 관련 시설 투자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선진국 수준의 강력한 인센티브(세제 지원 등) 제공은 덤이다.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은 "해외 콘텐츠 제작자들이 국내 FEZ에서 투자할 때 세금 감면을 많이 받을 수 있게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며 "해외 기업 주장은 제작경비가 1이라고 보면 지역경제 파급은 7~10배가 나와 선진국들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안해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사진=<인천경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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