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로 통신사·판매점 무제한 경쟁 스타트… 소비자 부담 줄겠지만 정보 어두운 소비자는 ‘피해 주의보’

김영욱 2025. 7. 1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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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지원에 추가 지원도 허용
요금제·약정기간·유통점 따라
같은 모델이라도 가격 큰 차이
계약서 내용 꼼꼼히 확인해야
연합뉴스


오는 22일부터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점의 추가지원금 상한이 사라진다. 이론적으로는 이동통신사와 대리점·판매점들이 무제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무분별한 소비자 유치 경쟁으로 피해자가 발생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통신사에게 지원금 공시를 자율로 운영하게 하고, 유통점이 제공하는 지원금 지급 내용 및 조건을 계약서에 상세히 명시하도록 조치했다.

정부는 17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에 따른 주요 변경 사항을 공개했다.


먼저 지원금 규제가 변화된다.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던 공시지원금은 ‘공통지원금’으로 변경된다. 유통망지원금은 ‘추가지원금’이라는 이름은 유지하되 공시지원금의 15% 이내라는 상한이 풀린다.

기존처럼 선택약정 할인(휴대폰 값을 지원받지 않는 대신 요금을 갂아주는 방식)을 받고자 하는 소비자는 현행대로 25%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추가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요금할인 혜택을 선택할 시 추가지원을 받을 수 없었으나, 단통법 폐지로 공식 허용된다.

가입유형별 및 요금제별 지원금 차별금지 규정 역시 사라진다. 앞서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은 번호이동, 신규가입 고객 유치 시 차별을 둬서는 안됐으나 이 조항이 삭제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금 영업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값비싼 요금과 스마트폰 가격으로 높아진 소비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프로모션과 혜택을 이용하면 돈을 더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달 나오는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은 256GB+12GB 기준 239만원 가량인데 소비자는 공통지원금 혹은 선택약정 할인 중 하나를 택하고 유통점이 제공하는 추가지원금을 더해 더욱 낮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요금제 및 약정 기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게 되며, 어느 유통점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같은 모델이라도 값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 추가지원금 편차에 따라 피해가 생기더라도 계약서에 추가지원금 부분이 투명하게 명시돼 있다면 ‘불법행위’가 아니다. 이에 소비자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경쟁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말기 지원금 제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이들은 허위·과장 광고, 사기판매 등에 속아 매우 비싼 요금제를 써야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단말기여도 소비자 간의 ‘정보 격차’에 따라 구입 가격의 편차가 커질 수도 있다.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공통지원금은 기존처럼 각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유통점의 추가지원금 정보는 대리점·판매점 등에서만 확인할 수 있어서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 후에도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은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해 △이용자 거주지역·나이·신체적 조건에 따른 지원금 차별금지 △지원금 정보 오인을 유도하는 설명 금지 △판매점이 이동통신사로부터 판매 권한을 승낙받은 사실을 표시할 의무 △이동통신사·제조사의 특정 요금제나 서비스 이용 요구·강요 금지 등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용자 대상 부당한 경제적 이익 차별, 지원금 지급과 관련된 중요사항 미고지 행위 등 기존 전기통신사업법에 규정된 금지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처럼 소비자 보호를 강조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련 시행령 개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통법 폐지 이후에도 이를 뒷받침할 시행령의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날 열린 백브리핑에서 “기존 단통법에 있던 불공정행위 규제는 이미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했다”면서 “중대한 위법사항으로 판단되면 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1에서 3을 과징금으로 부과하겠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시행령 개정 전까지 피해 예방 방지를 위해 통신사를 대상으로 △불완전판매 방지 △신규 계약서 양식 사용 등 이용자 대상 정보제공 강화 △이용자 부당차별 금지 △유통망 불법?편법 영업행위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등을 행정지도했다.

또한 단통법 폐지에 따른 시장 혼란 발생을 막기 위해 통신사 등이 참여하는 대응 전담조직(TF)을 매주 2회 이상 운영하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향후 방통위는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의 개통지연 등 이용자 가입 제한, 중요사항 미고지, 특정 고가 요금제나 부가서비스 이용 유도·강요 행위 등 금지행위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현장점검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반 확인 시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시장혼란 방지와 건전한 유통환경 조성을 위한 종합 시책을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를 추진한다.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정비를 위한 입법예고·규제심사를 지난달까지 진행한 바 있다. 향후 방통위 의결 후 하위법령 개정안을 빠르게 공포·시행한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 측은 “단통법 폐지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장 혼란과 이용자 대상 불완전 판매 등 이용자 피해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며 “특히 정보취약계층의 지원금 소외나 알뜰폰 대상 불공정행위 등 제도 변경으로 인한 역기능이 나타나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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