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2년새 기숙사생 4명 사망’ 전남대에 무슨 일이…

박건우 기자 2025. 7.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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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갑질·고립감 등 원인 지적
형식적 상담 프로그램 운영‘한계’
대학 당국 책임 묻는 비판 거세
전남대학교 전경. /연합뉴스

전남대학교에서 또 1명의 대학원생이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년여 동안 전남대 기숙사에서 숨진 학생만 4명에 이른다. 하지만 대학은 여전히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고질적인 갑질, 대학원생의 과도한 업무 부담, 기숙사라는 폐쇄적 환경 속 고립감이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형식적 상담 프로그램과 미비한 대응에 머무른 대학 당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서로 드러난 갑질…비극 반복

숨진 대학원생 A씨(26)는 사망 직전 '이제는 버틸 수 없다',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 모든 일을 떠넘기는 상황에 희생당하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유서를 SNS에 남겼다. 유족은 교수 2명의 지속적인 갑질과 과도한 업무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었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A씨의 카카오톡 대화 기록에는 외부 연구과제 문서 작성, 연구비 정산, 새벽 시간 업무 지시까지 구체적인 정황이 담겼다. 전남대는 곧바로 해당 교수들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망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5월 방글라데시에서 온 유학생 B씨(23)가 학업 스트레스를 호소한 뒤 기숙사에서 숨졌고, 그보다 앞선 2023년 4월과 6월에도 각각 재학생이 기숙사에서 잇따라 사망했다. 불과 2년여 사이 기숙사 내에서만 4명의 학생이 생을 마감한 셈이다. 학생들의 죽음은 반복되지만, 전남대는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뒤늦은 조치와 원론적 대책에 그쳤고, 실질적인 구조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형식적 상담 프로그램 운영 그쳐

전남대는 2022년부터 '마음건강 캠페인'을 시작으로 심리진단과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고 설명하지만 형식적 대응에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해 5차례, 올해 3차례 열렸다. 참가자에게는 외박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이 부여됐지만, 참여는 의무가 아니었다.

특히 기숙사 입소 시 시행되는 심리 진단조차 강제성이 없었다. 숨진 A씨 역시 과거 기숙사에 거주했으나 해당 진단을 받은 적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숙사라는 물리적·심리적 고립 환경에서 많은 학생이 고위험군에 놓여 있지만, 전남대는 이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단도 의지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옥상이나 난간 등 위험 시설에 대한 관리도 미흡해 투신 가능성을 방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전남대는 지난달부터 교내 보건소에 정신건강 전문의를 배치해 '정신건강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대학원도 생명사랑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연이어 반복되는 학생 사망 앞에 이 같은 대책이 얼마나 실효적인지에 대한 회의적 시선은 여전하다.

학교 관계자는 "현재 A씨의 사망관 관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동료들의 진술과 교수 갑질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중이다"며 "반복되는 사망 사례가 나온 만큼 학교 차원에서 심리 상담과 같은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교내 보건소의 정신건강 특화 운영에 발 맞춰 기숙사의 마음건강 프로그램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고 해명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