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한 장으로 빵·피자 산다”…불황에 뜨는 지하철 쇼핑 [르포]
빵·피자부터 빈티지 의류까지
“출퇴근길, 작고 빠른 소비가 바꾼 풍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 내 1달러 피자 가게. [박성렬 인턴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7/mk/20250717170641622tnfr.jpg)
17일 오후 서울 2호선 사당역 내 ‘1달러 피자’ 매장 앞. 고소한 치즈 냄새가 역 안 가득 퍼지며 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더욱이 눈길을 끄는 건 피자 한 조각이 단돈 1500원이라는 점이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퇴근길에 이 정도면 딱이다. 배달 피자 한 판 시키면 2만원 훌쩍 넘는데, 여기선 단돈 3000원에 피자 두 조각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기 불황 속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지하철 역사 내 실속형 매장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임대료 부담이 적은 역사 공간에 입점한 점포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사당역 내 빵집. [박성렬 인턴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7/mk/20250717170643284wvfv.jpg)
갓 구운 빵을 천 원에 판매하는 천원빵집에는 빵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유리 진열장 안에는 소보로빵, 마들렌, 스콘 등 디저트빵부터 소금빵, 소세지롤 등 식사대용 메뉴들이 줄지어 있었다. 가격은 1000~5000원대로 일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대비 30~4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빵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20대 대학생 이모씨는 “요즘 지하철에 저렴한 빵집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아침을 거를 때가 많은데 이동하다가 허기질 때 하나씩 사먹곤 한다”고 말했다.
![강남역 내 과일가게 ‘푸룻해’. [박성렬 인턴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7/mk/20250717170644614ymoo.jpg)
강남역 신분당선 방향 지하상가에 위치한 과일 가게 ‘푸룻해’에선 계절 과일부터 열대 과일까지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이날 판매 중인 과일은 △‘딱딱이 복숭아’(5개입) 한바구니 8000원 △‘말랑 복숭아’(5개입) 6000원 △골드키위(4개) 5000원 △대추방울토마토(400g) 4000원으로 시중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했다.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컵 단위로 손질된 과일을 판매해 1인 가구를 겨냥하기도 했다.
매장을 이용한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고 컵 과일도 판매하고 있어 종종 구매한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심 직장인들에겐 이런 매장이 꽤 유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역 내 빈티지숍. [박성렬 인턴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7/mk/20250717170645958yqcm.jpg)
이곳을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출퇴근 시간에 둘러보시는 분들도 있고, 점심시간 이후에도 많이 온다”며 “최근에는 옷을 입고 버리는 게 흔해지다 보니 저렴한 지하상가에서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빈티지라 일부 의류는 오염이 있기도 하지만, 저렴하니까 납득하고 구매하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 무와 배추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7/mk/20250717170647349ysfr.jpg)
또한 1인 가구가 늘면서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소용량·소포장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혼자 살며 식비나 생활비를 아끼려는 이들이 늘다 보니, 지하철역 내 실속형 매장은 ‘짧고 빠른 소비’를 원하는 1인 가구에 더욱 적합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컵 과일이나 소포장 빵처럼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하철 상권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유동 인구도 많아 상품과 품질과 가격만 잘 맞추면 충분히 매출을 낼 수 있는 입지”라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대체로 빠르게 이동하는 경향이 있어, 천천히 아이쇼핑을 하는 업종보다는 간단하고 소규모로 포장된 상품이 주목받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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