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급하게 탈출하고"···광주 도심 곳곳 침수·역류
물살 못 이기고 넘어지는 사람 속출
원룸촌, 주택가도 침수돼 감전 우려도


"갑자기 비가 쏟아지니 길은 물에 잠기고, 하수구도 역류하고 있는데 2020년처럼 큰 비로 이어져 큰 피해입을까 무서워요."
광주에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맨홀이 역류하고 광주 도시 곳곳의 도로 침수가 잇따르면서 시민과이 두려움에 떨었다.
17일 점심께 광주 북구 용봉동 북구청부터 전남대학교 정문을 잇는 4차로 도로 일대는 세차게 내리는 호우에 순식간에 흙탕물이 차올랐다.
도로를 얕게 채우던 물은 눈 깜짝할 새 불어나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고, 일부 높이가 낮은 승용차는 배기구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이 침수되기도 했다.
마치 원래 물길이었던 것마냥 흙탕물이 차오르자 도로를 운전하던 차들은 이상함을 느끼고 탈출을 시도하거나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차에서 빠져나오는 등 극심한 혼잡이 발생했다.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와 함께 강한 돌풍이 몰아치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의 우산이 뒤집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반쯤 포기한 듯 힘겹게 바람을 버티며 걷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물에 잠긴 횡단보도를 억지로 건너려던 한 학생은 세찬 물살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흙탕물 속에서 걸음을 옮기다 도로 한가운데에서 넘어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모(23·여)씨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갑자기 쏟아져 도로 한가운데서 고립되는 듯했다"며 "넘쳐나는 물을 가로지르며 달리던 오토바이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도 이어져 큰 사고가 더 생길까 두렵다"고 말했다.
인근 주택가와 대학교 캠퍼스 내부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께에는 전남대학교 기숙사와 예술대학, 공과대학 일대가 침수되면서 온 길이 흙탕물 범벅으로 번진 상태였다.
이에 학생들은 섣불리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지붕 아래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7호관 건물 배수 타일이 쏟아지는 빗물에 떨어져 나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흥동의 한 원룸촌은 50㎝ 넘게 차오른 물에 원룸 건물 1층까지 물이 새어들어오는 곳이 있었다. 한 시민은 우산도 포기한 채 물살을 거슬러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차오른 물을 가로지르던 배달 오토바이가 일순간 균형을 잡지 못해 미끄러지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힘을 모아 오토바이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
비를 뚫고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모(37)씨는 "비가 많이 내려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다"며 "물이 쏟아지고 천둥번개도 계속 내리치니 혹여나 전봇대나 변압기가 고장나 감전 사고라도 터질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쨍쨍 가물다가 이렇게 폭우가 쏟아지고 있으니, 이러다 2020년처럼 기록적 폭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광주기상청은18일과 19일 광주와 전남 곳곳에 흐리고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비는 장마가 아니라 고기압 해체와 기압골 이동, 수증기 유입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장마는 '정체전선'에 따른 강수를 의미하는데 현재 이어지는 비는 시스템적 요인으로 인한 강우고, 전선을 형성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18일과 19일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 전역에서 100~200㎜, 전남 남해안과 지리산 일부는 300㎜로 예측됐다.
18일 아침 최저기온은 24~25도, 낮 최고기온은 27~30도 분포를 보이고, 19일 아침 최저기온은 23~25도, 낮 최고기온은 27~32도로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높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돌풍과 함께 국지적으로 비가 강하게 내릴 가능성이 높고, 하천이 범람할 가능성도 있어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북구 신안교 일대와 북구청사거리 이외에도 동구청 인근 구도심, 금남로 일대, 남구 백운광장 등이 주요 침수 지역으로 확인됐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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