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톱10 우승경쟁한 최경주, 한국인 최고성적 거둔 김주형… 올해 디 오픈에선 누가 팬 가슴 흔들까

김주형은 2023년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GC에서 열린 제151회 디 오픈에서 역대 한국선수 최고성적인 공동 2위에 올랐다.
돌아보면 그해가 김주형의 절정기였다. 첫날 컷탈락 위기 속에 출발해 사흘 연속 60대 타수로 공동 2위를 차지해 2007년 최경주의 공동 8위를 뛰어넘는 한국선수 디 오픈 도전 사상 최고성적을 남겼다.
그는 부상을 안고도 투혼을 불살랐다. 첫날 3오버파 74타(공동 89위)를 친 뒤 김주형은 임대숙소에서 미끄러운 진흙을 밟고 오른 발목을 다쳐 다음날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도 3언더파 68타를 치고 공동 25위(이븐파 142타)로 넉넉히 컷라인을 통과했다.
3라운드에서 또 한 번 68타를 치고 공동 11위로 오른 김주형은 폭우 속에 출발한 최종라운드에서 1, 2번홀 연속보기로 고전했으나 3번홀(파4) 버디, 4번홀(파5) 이글로 분위기를 돌렸고 이후 버디 3개를 추가하고 선두권까지 올라섰다.
우승자 브라이언 하먼(미국)과는 6타 차로 거리가 멀었지만 김주형은 자니 밀러(미국)가 우승한 1976년 제105회 디 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스페인 골프의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당시 19세) 이후 최연소 준우승 기록을 남겼다. “2, 3라운드를 마치고 철수할까 고민했는데 그러지 않아 다행이다”는 그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이전까지 한국선수의 디 오픈 최고성적은 ‘맏형 최경주’의 몫이었다. 최경주는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2007년 디 오픈에서 첫날 공동 8위(2언더파 69타)로 출발해 2라운드 2위(4언더파 138타), 3라운드 공동 3위(3언더파 210타), 최종라운드 공동 8위(3언더파 281타)로 우승경쟁을 벌였다. 우승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4타 차로 물러났지만 최경주는 나흘간 계속 톱10을 달리며 우승경쟁을 펼쳐 팬들을 열광시켰다.
임성재가 지난해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GC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공동 7위(1언더파 283타)에 오르면서 최경주의 성적은 한국인 3위로 밀렸다. 하지만 임성재도 김주형과 마찬가지로 첫날 5오버파 76타로 컷탈락 위기 속에 출발해 마지막날 톱10에 진입한 것이어서 최경주 만큼 주목받지는 못했다.
디 오픈에서 10위 안에 들면 이듬해 자동출전권을 받는다. 올해 김시우가 각종 출전 조건 가운데 하나도 갖추지 못해 애태우다 마지막 순간 대기선수 1순위로 극적으로 합류한 걸 감안하면 톱10은 그만큼 행복감을 안겨주는 값진 성적이다. 김시우는 2022년 디 오픈에서 공동 15위에 올랐고, 안병훈은 지난해 공동 13위를 차지하며 링크스 코스에 자신감을 쌓았다.
올해는 지난해 시니어 디 오픈에서 우승해 2014년 이후 11년 만에 디 오픈 무대를 밟은 최경주를 비롯해 임성재, 안병훈, 김시우, 김주형, 송영한이 출격한다. 최경주가 17일 오후 가장 먼저 출발한 가운데 올해도 김주형의 역대 최고성적이나 최경주의 돌풍과 맞먹는 한국선수들의 활약이 펼쳐지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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