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희망인가 위기인가

진주리 기자 2025. 7. 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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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됐다.

노동계는 생계비 상승 정도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너무 낮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은 생계비 상승과 근로자 처우 개선이라는 명분은 분명하다.

가장 큰 고용환경 애로 요인으로는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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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리 경제부장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됐다. 

지난 10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26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의결했다. 노·사·공익위원 합의로 의결이 이뤄져 2008년 이후 처음 표결 없이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노동계는 생계비 상승 정도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너무 낮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은 생계비 상승과 근로자 처우 개선이라는 명분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또 다른 한숨이 새어나온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부담의 현실 앞에서 고용 축소와 자동화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최저임금 관련 애로실태 및 의견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올해 최저임금이 이미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고용환경 애로 요인으로는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단순히 인건비 부담을 넘어, 전체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내수 위축과 고금리·고물가의 삼중고 속에서 인건비마저 늘어나는 상황은 기업들에게 '버틸 이유'를 잃게 만든다.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사업자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생존을 위협하는 칼날로 다가온다. 단순히 "더 줘야 한다"는 정서적 접근만으로는 시장의 복잡한 작동 원리를 해석할 수 없다. 

특히 자영업·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상품 가격에 고스란히 전가할 수 없어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구조 조정이나 고용 축소 바람이 불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 초년생, 고령자, 경력 단절 여성 등 노동시장 가장자리의 취약계층이 오히려 타격을 받는 구조가 형성된다. 

편의점, 마트, PC방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이미 '쪼개기 근무'나 '무인화'로 인건비를 낮추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예컨대 하루 2~3시간 단위의 단시간 근로자만 여러 명 고용해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청년과 아르바이트생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생계 불안정성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무인 시스템과 자동화 도입의 가속화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무인결제기, 로봇서빙, 키오스크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와 고용의 질 저하가 병행되는 이중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최저임금 인상이 모든 경제 주체에게 나쁜 일만은 아니다. 분명 저임금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을 높이고, 사회적 형평성을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그러나 정책은 현실 위에 놓일 때에만 실효성을 가진다. 

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은 일자리 안정자금 부활과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이다. 

최저임금은 단지 숫자가 아니다. 경제 구조와 고용 생태계,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직결된 '사회적 신호'다. 

생존의 기로에 선 중소사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어느 한쪽의 희생을 전제로 한 논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구조적 전환의 지점에서 최저임금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