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당’ 현판 등 유물 22점 기탁…허목 친필로 역사적 가치 높아 예천 선비정신 상징 복원…지역 정체성과 문화자산 계승 의미 강조
예천 박물관
17세기 조선의 정치와 학문, 충절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불구당(不求堂) 김주(1606~1681) 선생의 유품이 예천으로 돌아왔다.
예천군은 11일, 김주 선생의 종손 김선도 씨가 '불구당' 현판을 비롯한 유물 22점을 예천박물관에 기탁했다고 17일 밝혔다. 병자호란 당시 척화를 주장하며 벼슬을 사양하고 은거했던 선비 정신의 상징이 고향 땅에서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기탁 유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불구당(不求堂)' 현판이다. 조선 중기 대표 문인이자 실학사상가인 미수 허목(許穆, 1595~1682)의 친필로 전해지며, 서예사,정치사적으로도 사료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불구당이란 호 자체도 "구하지 않음의 뜻을 좇겠다"는 김주 선생의 고결한 삶을 반영하고 있다.
김주 선생은 예천 용문면 구계리에서 태어난 의성 김씨로, 자는 여정(汝定), 호는 불구당이다. 장현광의 문하에서 학문을 닦은 그는 1639년 문과에 급제한 뒤 충청도 도사, 함평 현감 등 지방관을 역임하고 통정대부 오위장(五衛將)에 제수되었지만, 조정의 화친 정책에 반발해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가 학문과 후진 교육에 힘썼다.
예천박물관이 척화신으로 이름난 불구당 문중유물 기탁 받았다.
이재완 예천박물관장은"이번 기탁은 단순한 유물의 확보를 넘어, 예천의 선비정신과 정체성을 복원하는 역사문화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박상현 예천군 문화관광과장은 "이 유물은 예천의 자긍심이자 정신적 자산"이라며 "문화재를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잇는 자산으로 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천박물관은 현재 국가지정문화유산 709점, 도지정문화유산 213점을 포함해 총 2만7000여 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역의 기증·기탁 유물을 적극 수집하고 전시,교육,연구를 통해 지역 정체성 복원과 문화유산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