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체제, 그 이후에도 대구 의료·돌봄 ‘참담’···‘낙제점’ 준 지역 보건복지단체

대구시의 보건복지 정책이 홍준표 전 시장이 재임한 후 전면 퇴행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 8기 때의 대구시 보건복지정책을 평가한 결과 보건의료와 돌봄, 복지 등 전 영역에서 정책 추진 동력 자체가 상실됐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우리복지시민연합·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대구경북지역 보건·복지분야 단체 등 8곳이 동참한 조직이다.
이들은 “홍 전 시장의 복지 공약은 역대 가장 빈약했다”면서 “그가 시장직을 사퇴한 후에도 복지 및 돌봄 행정은 무관심·무책임·무기력의 3무(無) 상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공공의료 부문의 경우 민선 8기 들어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됐던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 수준이 미흡하다는 게 연대회의측의 주장이다. 홍 전 시장은 취임 당시 제2 대구의료원 설립을 무산시키면서 기존 의료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연대회의에 따르면 대구시는 내년까지 대구의료원에 488억원을 투입하고 60명 이상의 전문의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 전문의 수가 44명인 데다 경북대병원과의 협력도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 단체는 외래진료센터의 착공이 늦어지고, 진료 인원이 3년째 제자리걸음 수준이라고도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지역 응급의료 체계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3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 이후 대구시가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대책’을 내놨지만, 지난해에도 구급차 내 출산과 병원 전전 끝에 사망하는 사례 등이 계속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연대회의는 “정책은 발표됐지만 실질적 개선은 없었다”고 평했다.
이들은 복지 분야에서 대구시의 돌봄 통합정책 대응 부족을 꼬집었다.
대구시가 내년 3월 전면 시행되는 ‘통합돌봄 기본법’에 가장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지자체 중 하나로 평가받는 게 연대회의의 주장이다. 시범사업 운영 경험이 부족하고, 부서 간 협업체계도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단체는 통합돌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할 사회서비스원도 통합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연대회의는 “돌봄 통합체계 구축 계획은 구체적 실행 없이 면피용 행사만 반복되고 있다”면서 “무엇을 하려는지, 시민과 어떻게 소통하려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연대회의는 출산과 양육, 돌봄의 정책 연계가 미흡하고 고령친화도시 조성이라는 방향도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단기적 현금지원에 그치고 있는 데다 인구 정책의 핵심인 복합대응체계가 빈약하다는 점 등을 예시로 들었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절실함’이 없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연대회의측은 “대구시는 민간이 참여하는 지역의료 살리기 협의체 구성 요구는 묵살하면서 의료산업을 앞세우고 있다”면서 “의료관광을 내세운 ‘메디시티 대구’의 복원보다 공공의료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은재식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대표는 “지난 3년간 새로울 것도, 참신한 것도 없었던 돌봄과 복지 정책의 체감도는 최악이었다”면서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실효성 확보와 지역필수의료 강화, 통합돌봄체계 마련 등 전면적인 정책 전환을 대구시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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