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공정위 칼바람까지…‘사면초가’ 몰린 CJ

송응철 기자 2025. 7. 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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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재무 부담 ‘이중고’에 세무조사·과징금까지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6일 부실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CJ그룹 계열사 4곳에 총 65억4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의 CJ제일제당 사옥 ⓒ연합뉴스

CJ그룹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올해 초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에 이어 최근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철퇴까지 맞았다.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 일련의 악재까지 불거지면서 CJ그룹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공정위는 CJ그룹 지주사인 CJ와 계열사 CJ대한통운·CJ CGV·CJ4D플렉스 등 4개사에 총 65억4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CJ그룹이 2015년 영구전환사채 발행 당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활용해 부실 계열사에 사실상 채무 보증을 제공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CJ그룹 관계자는 "TRS는 자본시장에 널리 활용되는 금융기법이며, 계열사 지원이 아니라 정당한 금융거래"라며 제재에 반발했다.

CJ그룹 내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CJ제일제당에 대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스위스 계좌 존재가 드러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국세청 조사에 공정위 제재까지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는 CJ그룹의 부담은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CJ그룹은 현재 내수 경기 둔화와 콘텐츠 경쟁 심화로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실제 CJ그룹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0조60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50억원으로 7.1%, 당기순이익은 1364억원으로 9.5% 각각 감소했다.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2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줄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와 식자재 원가 상승 등으로 식품 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디어·콘텐츠 계열사인 CJ ENM과 CJ CGV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미디어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뚜렷한 반등 조짐이 없는 상태다. CJ CGV는 극장 산업의 극심한 불황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했음에도 지난해 3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CJ대한통운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 이커머스 물량 증가로 인한 택배·물류 수요 회복과 운임 상승과 덕분에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주7일 배송 도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투자 부담이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도 지속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CJ그룹의 순차입금은 약 10조5000억원 수준이다. 2021년 말 7조4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신종자본증권과 우선주 등 부채성 자금 조달도 급증하면서 이자 부담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대비 EBITDA 비율은 2.5배, 이자보상배율은 7.2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실상 추가 투자에 대한 여력이 충분치 않은 셈이다.

CJ그룹도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건 아니다. 최근 수년간 공격적 투자와 콘텐츠 확장 전략으로 미래 먹거리를 선점에 나섰다. 이를 위해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와 독일 건강기능식품업체 비타비아,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 등을 인수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CJ그룹의 대규모 투자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에서는 CJ그룹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 후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은 최근 수년 사이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를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남매가 지주사인 CJ 지분 확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핵심 전제는 CJ그룹 전반의 기업가치 상승과 실적 회복이다.

일련의 상황을 놓고 재계에서는 수익성 개선과 재무 안정화를 위한 구조조정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은 앞서 공격적 투자로 해외 진출 및 신사업 확장에 나서려 했지만 아직까지는 충분한 이익 실현은 하지 못한 상태"라며 "투자 전략 수정과 지배구조 개편, 계열사별 수익 구조 재편 등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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