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예측 못 따라가”…세기의 폭우 ‘더 세게, 더 자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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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일 밤사이에 충남 서산에서 1시간에 114.9㎜의 역대급 호우가 쏟아졌다.
손석우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도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표와 하층의 대기가 더 따뜻해진다. 이에 따라 따뜻한 하층의 대기와 차가운 상층의 대기 사이에서 변동이 심해지고 이것이 호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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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면 가열로 상승한 공기 구름
한곳서 장시간 호우, 예상 어려워”

16~17일 밤사이에 충남 서산에서 1시간에 114.9㎜의 역대급 호우가 쏟아졌다. 17일까지(오전 11시) 누적 강수량도 518.9㎜에 이르렀다. 1년 강수량의 40% 규모로, 100년에 한 번 내릴 엄청난 국지성 집중호우였다.
17일 기상청은 정례 브리핑에서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의 경계에서 발달한 중규모 저기압이 정체하면서 충청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8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간밤 충청권에 이런 역대급 비가 집중된 이유로는 “(성질이 다른 두 공기 사이에 끼어 있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계속해서 충남 쪽으로 유입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두 공기 경계로 고도 약 1.5㎞ 지점에서 부는 빠른 바람인 ‘하층제트’가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해 강수량을 늘린 것이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두 공기가 비슷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충돌하는 경우 대류운(지표면 가열로 공기가 상승하면서 만들어진 구름)이 계속 같은 지역에서 이동하지 않고 장시간 머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국지적 현상은 아직까진 과학적으로 예측이 굉장히 어렵다”라고 했다.

최근 이런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더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을 기준으로 1980년대엔 하루 80㎜ 이상의 비가 온 날이 5일 이상이었던 해가 한 번도 없었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 2010년대엔 각각 세 해씩 있었다. 2020년대에도 2024년까지 한 해가 있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아직 집중호우의 강도나 빈도가 높아진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비의 강도가 추세적으로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이 부추긴 폭우일까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진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기후변화가 영향을 준 것일까? 장은철 공주대 교수(대기과학)는 “아직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좀 더 긴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의 상승이 집중호우의 강도나 빈도를 높인다는 분석이 있다. 장 교수는 “추세적으로 볼 때 지난 60년 동안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높아졌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하층 공기가 따뜻해지면 상층의 찬 공기와 섞이는 대류가 일어난다. 이때 강도 높은 소나기성 비가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손석우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도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표와 하층의 대기가 더 따뜻해진다. 이에 따라 따뜻한 하층의 대기와 차가운 상층의 대기 사이에서 변동이 심해지고 이것이 호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통계를 보면,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온도는 1968~2017년 사이 50년 동안 동해 0.70~2.09도, 서해 0.25~2.45도, 남해 –0.04~1.86도 증가했다. 반면 전 지구의 해수면 온도는 지난 100년 동안 평균 0.56도 올랐다.
대기 중 수증기가 늘어난 것도 집중호우의 다른 원인으로 추정된다. 장은철 교수는 “한반도는 남중국해와 서태평양에서 수분을 공급받는데, 이 수분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더 자주, 더 많은 비가 오는 배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손석우 교수는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진 것은 비가 더 내릴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러나 수증기가 비가 되려면 대기 상층으로 올라가 구름이 돼야 한다. 아직 수증기가 상승하는 원인이나 비가 국지성으로 집중되는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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