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 88.4% “이제는 지역에서 치료받고 싶다”…부산대병원 메디컬센터, 환자 ‘유턴’ 기대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시민 10명 중 9명은 희귀질환이나 중증질환을 포함한 진료를 부산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전문 의료센터의 건립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병원이 추진 중인 ‘지역완결형 글로벌 허브 메디컬센터 구축사업’에 대한 시민 기대감이 뚜렷하게 확인되면서, 그간 수도권으로 유출되던 환자들이 지역으로 회귀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대병원은 17일 ‘지역완결형 글로벌 허브 메디컬센터 구축사업’에 대한 시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을 통해 지난달 2일부터 9일까지 부산시 거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4%는 해당 센터의 건립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85.9%는 센터가 완공될 경우 부산대병원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병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에서는 93.5%가 부산대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는 중증 진료 분야에서도 지역 내 완결 치료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응답자들은 메디컬센터 건립 필요 이유(복수응답)로 ▲지역 의료 신뢰도 향상(60.2%) ▲중증·희귀질환의 지역 내 해결 가능성(48.0%) ▲진료 편의성 제고(40.3%) 등을 꼽았다. 이는 지역 내 병원이 갖추지 못한 의료역량과 접근성에 대한 시민들의 체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는 수도권과 부산권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 비교 결과도 포함됐다. 의료시설·장비, 병원 규모, 의료진 전문성, 시설 환경 등 질적 요소에서는 수도권 병원이 우위를 보였으며, 부산권 병원은 치료비용, 진료 외 비용, 접근성, 진료 외 대기시간 등 경제성과 편의성 면에서 상대적 강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존의 ‘질은 수도권, 가성비는 부산’이라는 인식은 메디컬센터 완공을 계기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센터 이용 이유(복수응답)로는 ▲더 다양한 복합질환 치료 가능성(38.2%) ▲고난도 중증질환 진료 및 완치 기대(24.3%) ▲진료 대기시간 단축 등 빠른 의료서비스 제공(19.2%) 등이 주된 응답으로 나타났다.
부산대병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7개 특화센터를 신설하거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각 센터에 대한 시민들의 필요성과 이용 의향도 높게 나타났다. ▲어린이 통합진료센터는 필요성 90.3%, 이용 의향 78.0%, ▲통합암케어센터는 필요성 89.1%, 이용 의향 86.8%, ▲재활의학센터는 필요성 88.0%, 이용 의향 82.3%, ▲노인전문질환센터는 필요성 87.1%, 이용 의향 83.3%, ▲융복합연구센터는 필요성 85.7%, 연구 참여 의향 72.7%, ▲시뮬레이션센터는 필요성 82.5%, ▲국제진료센터는 필요성 73.1%, 국제환자 유치 기대 76.4%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소아 및 중증 암 분야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졌다. 어린이 통합진료센터의 필요 이유(복수응답)로는 ▲부산 내 중증·희귀질환 소아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병원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59.2%, ▲24시간 소아전문 응급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없다는 응답이 55.3%였다. 통합암케어센터의 경우, ▲암 치료를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다는 응답이 67.0%, ▲진단부터 수술, 치료까지 연계된 통합 시스템의 부재가 50.6%로 나타났다.
센터가 완공될 경우 기대되는 변화(복수응답)로는 ▲중증질환 전문 치료 접근성 개선(51.4%) ▲의료진 전문성 향상(39.0%) ▲공공의료 서비스 개선(37.5%) ▲정밀의료 등 첨단 기술 도입(30.7%)이 주로 꼽혔다. 지역 발전 측면에서는 ▲스마트병원 인프라 구축(41.2%) ▲지역 경쟁력 상승(37.2%) ▲대학 및 연구소 유치와 인재 양성(32.4%)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의료기관 이용으로 발생하는 연간 순비용은 교통비·숙박비만 4,121억 원에 달하며, 진료 대기 등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약 4조 6,270억 원으로 추산된다. 부산대병원을 중심으로 중증질환 치료 인프라가 지역 내에 갖춰질 경우, 그동안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던 의료 관련 사회경제적 비용이 지역 안에서 선순환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이번 시민 설문조사는 지역 내 의료 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분명하게 드러난 결과”라며 “부산대병원이 추진 중인 글로벌 허브 메디컬센터는 시민들의 이러한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고,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거점 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먼 수도권까지 진료를 받으러 떠나지 않아도 되는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이 사업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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