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협상, 양곡법 통과 시 쌀 수입 카드 유력”...소고기보다 민감성 떨어져
비관세 장벽 완화 방안 등 갖고 다음 주 미국에서 실무 협의
![여한구(오른쪽)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왼쪽)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하워드 러트닉(가운데)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7/ned/20250717110733661fhwp.jpg)
[헤럴드경제=배문숙·양영경 기자]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예고된 다음 달 1일까지 보름도 남지 않은 가운데 농축산물이 관세 협상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특히 소고기 검역 조치 완화와 쌀 수입 쿼터 확대를 콕 집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 시 소고기 수입 허용보다 민감성이 떨어진 쌀이 우리 정부가 내밀 수 있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농축산물은 우리 입장에서 민감도가 큰 항목이어서 쉽지 않다면서도 쌀을 협상 카드로 지목했다. 구 교수는 “피상적으로 볼 때는 쌀이 소고기보다 훨씬 민감한 품목인데, 양곡관리법이 통과되면 정부가 농민들의 쌀 전량을 수매하므로 민감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미국은 소고기 월령 제한을 ‘비합리적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2008년 ‘광우병 파동’ 트라우마를 겪은 국내에서 소고기 개방은 가장 민감한 사안이다.
구 교수는 “소고기 개방보다 쌀 수입부터 늘려 미국의 요구를 일부 들어주는 방향을 잡지 않을까 싶다. 국내 상황에 따라 민감도가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쌀 수매를 늘리고 수입까지 할 경우 정부 지출이 더 늘어난다”며 “재정적자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초과 생산된 쌀을 국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농가가 쌀에서 콩·밀 등으로 생산 작물을 전환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공급 과잉 방지책’도 함께 넣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개정안 통과 시 연간 1조원 넘는 예산과 연간 관리비 7000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관세 협상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게 뻔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필요했다”면서 “가장 민감한 게 농축산물인데 미국이 협상용으로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것인지 실제 개방을 원하는 것인지 들여다보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17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aT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미국산 저율관세(TRQ) 쌀을 13만2304톤 수입하고 있다. aT는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해 미국 쌀을 시중에 바로 풀지 않고 1~2년 지나 판매한다.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 따라 5%의 관세(TRQ)가 적용되는 미국 쌀 40만8700톤을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 대해 513%의 관세를 부과하며 국내 시장을 보호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 쌀을 한국 민간 유통업체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TRQ 물량 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보다 앞서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베트남이 옥수수·밀 수입을 늘리기로 양보했다는 점을 감안, 상호관세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안에서도 결단을 내려야하는 시점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협상은 주고받는 것으로 우리가 상호관세나 품목관세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내줘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경제를 버티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미국이 원하는 소고기, 쌀 수입을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 전체 수출액 6838억달러 중 반도체 수출액은 1419억달러로 1등 수출 품목으로 전체의 20.8% 차지하고 있다. 또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액은 708억달러로 전체의 10%가량이다.
또 전문가들은 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민단체들이 주력산업을 지키기 위해 농축산물 수입 확대 카드를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통상당국보다는 대통령실 또는 총리실에서 컨트럴타워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요구하는 농산물, 과일검역, 디지털 등은 하나 같이 국내에 이해관계자가 있다. 정부 부처마다 생각도 다르다”면서 “이건 정부가 부처 차원을 뛰어넘는 조정기구를 마련하거나 대통령실이 가르마를 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또 “농산물 문제도 농민을 위한 정책에서 도시 근로자와 국민경제 위한 농정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수입 종산물 유통과 공매 제도 개혁도 동반되야 한다면서 이런 것들은 외부 계기가 생기지 않으면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들로, 무역협상이라는 외부 이슈가 있고 정권 초기라는 점에서 한번은 들여다봐야 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관세협상 진전을 위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요구하는 비관세 장벽 완화 방안 등을 갖고 다음주 미국에서 실무 협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유예 기간 내 고위급 연쇄 방미로 관세-안보 패키지 타결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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